오늘도 출근하면서 후회한다. “내가 엄마에게 왜 그랬을까?”
버리지도 사랑하지도 못하는 가족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시간
이나미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그동안 수많은 상담을 통해 발견한 가족 관계 회복법
가족에 대한 짜증과 미안함 사이에서
아침에 가족과 다퉜다. 출근하면서 곱씹다가 결국 후회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러다 회사에서 일이 바쁘면 잊는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어색한 순간은 잠깐, 어물쩍 별일 없었던 듯 넘어간다. 서로 특별한 사과의 말을 건네지도 않고, 무엇이 서로를 힘들게 하는지 그 감정들을 정리할 새도 ... 더보기 오늘도 출근하면서 후회한다. “내가 엄마에게 왜 그랬을까?”
버리지도 사랑하지도 못하는 가족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시간
이나미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그동안 수많은 상담을 통해 발견한 가족 관계 회복법
가족에 대한 짜증과 미안함 사이에서
아침에 가족과 다퉜다. 출근하면서 곱씹다가 결국 후회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러다 회사에서 일이 바쁘면 잊는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어색한 순간은 잠깐, 어물쩍 별일 없었던 듯 넘어간다. 서로 특별한 사과의 말을 건네지도 않고, 무엇이 서로를 힘들게 하는지 그 감정들을 정리할 새도 없이 일상 속에 흘려보낸다. 그러나 분명 느낄 것이다. 그렇게 치워둔 앙금이 쌓이면서 가족이 점점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서른 즈음이 되면,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기가 찾아온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독립이나 결혼을 하면서 기존의 가족에 대한 시선이
전복되고, 그로 인해 내적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버리고 싶지만 버릴 수 없고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할 수 없다. 그럼에도 아예 회피할 수는 없는 문제,
마음 한구석에 편치 않은 부분으로 남아 꾸준히 나를 뒤흔드는 문제가 바로 가족이다. 반드시 가족 안에서 나의 자리를 돌아보고, 내가 받은 상처와 내가
준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가정은 흠 없는 천국이 아니다
《가족은 나의 상처이며 자존심》은 그래서 가족을 단순히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가장 상처를 많이 주고받기 때문에 온전히 사랑할 수도
없고, 또 자기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자 자존심이기 때문에 아예 버릴 수도 없는 게 가족임을 받아들이길 권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이 완벽한 존재가 아니듯이, 가정이란 공동체 역시 흠 없는 천국이 될 수 없다.”
또한 가족끼리 섣불리 ‘원래 저래’, ‘이런 뜻이겠지’, 또는 ‘나만 힘드네’라고 단정 짓지 말고 한번쯤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여유를 가지길 권한다. “각자가 모두 나의 경험은 정말로 고통스럽고, 특별하고, 나를 괴롭힌 가족들은 세상에 없는 별난 괴물들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비밀스럽게 닫혀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모두 비슷하게 크고 작은 상처의 기억들을 안고 사는 것이다.”
차마 할 수 없었던 말들로 소란했던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
그래서 책의 구성방식을 보면, 가족 갈등 상황별로 서로가 서로에게 차마 할 수 없는 말들을 편지글 형식으로 담고, 거기에 저자의 한편으론 따뜻한 한편으론 칼칼한 조언을 덧붙였다. 각자의 속마음이 담긴 글에서 자신의 입장을 읽을 때는 공감을, 상대의 입장을 읽을 때는 이해를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저자의
조언에서는 단순히 토닥토닥 위로받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 문제를 한 발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고, 그동안 갖고 있던 원망이나 기대, 또는
미안함을 어느 정도 내려놓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1부 ‘가족과 나 사이에 필요한 마음의 거리’에서는 어른이 되면서 가장 부딪치게 되는 문제, 부모와 자식의 분리에 대한 생각 차이를 담았고, 2부 ‘아직 그대는 환상 속에 있다’에서는 가족, 연애, 결혼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착각과 헛된 기대는 무엇인지 짚어준다. 3부 ‘가족은 언제나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나는 그대로인데 상대를 바꾸길 원하면 생기는 문제들을 보여주고, 4부 ‘갈수록 복잡해지는 문제 앞에서 현명하려면’은 결혼 이후 쉽게 선택하기 힘든 결정과 쉽게
해결하기 힘든 갈등들을 풀어냈다. 마지막으로 5부 ‘이별에도 내공이 필요하다’에서는 가족 간에 불가피한 이별을 맞게 되었을 때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모든 것은 ‘나’를 위해서
“가족은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만, 그 운명에 빠져 집착하고 헤어나지 못하면 진짜 나를 성취해 낼 수가 없다. 가족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초석이지만, 동시에 걸림돌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걸림돌은 가치가 없어서 가차 없이 버려야 할 무의미한 존재가 아니라, 오래오래 잘 보존해서 들여다보고 가꾸어야 할 보물이다. 한편으로는 내 발목을 잡고 늘어지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땅을 딛고 올바르게 서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게 도와줄 발판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저자의 말대로 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나’를 위해서다. 그동안 가족에 대해 잘못 생각했던 것들, 잊고 지낸 것들, 모른 척했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출처]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