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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버님 말씀-정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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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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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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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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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말씀 정희성
학생들은 돌을 던지고 무장경찰은 최루탄을 쏘아대고 옥신각신 밀리다가 관악에서도 안암동에서도 산촌에서도 광주에서도 수백 명 학생들이 연행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피묻은 작업복으로 밤늦게 술취해 돌아온 너를 보고 애비는 말 못하고 문간에 서서 눈시울만 뜨겁구나 반갑고 서럽구나 평생을 발붙이고 살아온 터전에서 아들아 너를 보고 편하게 살라 하면 도둑놈이 되라는 말이 되고 너더러 정직하게 살라 하면 애비같이 구차하게 살라는 말이 되는 이 땅의 논리가 무서워서 애비는 입을 다물었다마는 이렇다 하게 사는 애비 친구들도 평생을 살 붙이고 살아온 늙은 네 에미까지도 이젠 이 애비의 무능한 경제를 대놓고 비웃을 줄 알고 더 이상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구나 그렇다 아들아, 실패한 애비로서 다 늙어 여기저기 공사판을 기웃대며 자식새끼들 벌어 먹이느라 눈치보는 이 땅의 가난한 백성으로서 그래도 나는 할말은 해야겠다 아들아, 행여 가난에 주눅들지 말고 미운 놈 미워할 줄 알고 부디 네 불행을 운명으로 알지 마라 가난하고 떳떳하게 사는 이웃과 네가 언제나 한몸임을 잊지 말고 그들이 네 나라임을 잊지 말아라 아직도 돌을 들고 피흘리는 내 아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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