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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러브호텔 요양원 - 김영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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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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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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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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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 요양원
-김영언-
흥에 겨운 청춘들 은밀히 드나들던 집
국도 48번 허리께를 밤꽃으로 수놓으며
궁전 같은 뾰족지붕 밤새 반짝이던 집
팔순 어머니 그곳에 가셨다
요양원으로 변신한 러브호텔에
가족보다 더 극진한 보살핌 받으며
행복한 노후를 보장 받기 위해
은밀히 마지막 생을 의탁하셨다
버려져도 버리지 못하는 천형 같이
남겨두고 온 새끼들 걱정 끔벅이며
물기 어린 불빛 부옇게 잠 못 이루는
러브호텔 요양원
버거운 효성 그만 내려놓으라는 듯
아예 분노까지 미리 망각해버리고서
가벼운 영정 사진 한 장으로 돌아오셨다
비로소 무거운 짐 다 벗으셨다
<작가들> 여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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