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보궁
-이홍섭-
젊은 장정도 오르기 힘든 깔딱고개를 넘어온 노파는
향 한 뭉치와 쌀 한 봉지를 꺼냈다
이제 살아서 다시 오지 못할 거라며
속곳 뒤집어 꼬깃꼬깃한 쌈짓돈도 모두 내놓았다
그리고는 보이지도 않는 부처님전에 절 세 번을 올리고
내처 깔딱고개를 내려갔다
시방 영감이 아프다고
저녁상을 차려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