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39
김 영승
오랜만에 아내를 만나 함께 자고
아침에 여관에서 나왔다.
아내는 갈비탕을 먹자고 했고
그래서 우리는 갈비탕을 한 그릇씩 먹었다.
버스 안에서 아내는
아아 배불러
그렇게 중얼거렸다.
너는 두 그릇 먹어서 그렇지
그러자 아내는 나를 막 때리면서 웃었다.
하얗게 눈을 흘기며
킥킥 웃었다.
<한 마디 - 강학중>
시인이 왜 아내를 오랜만에 만나 여관에서 잤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그리는 한 폭의 그림이 참 따뜻하다.
호텔도 아니고 레스토랑도 아니고 비싼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지만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눈을 흘기며 웃는 시인의 아내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같이 그려진다.
언젠가
친구처럼, 연인처럼 살자던 아내의 얘기가 참 고맙고 반가왔던 적이 있었다.
내 소망도 아내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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