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자전거로 제주도를 일주했다. 그 꿈같은 2박 3일을 잊을 수가 없다. 자전거로 서울에서 미시령을 넘어 속초까지
횡단도 했었다. 제주도와 속초 여행을 함께했던 열 살 연상의 L사장은 요즘에도 매일 자전거로 50~60Km를 달리는
자전거광이다. 등산으로 망가진 무릎도 낫고 당뇨도 고쳐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며 L사장은 자전거 예찬을
아끼지 않는다.
자전거는 체중을 안장에 싣고 하는 운동이어서 무릎에 무리가 덜 간다. 걷기나 수영, 등산도 좋은 운동이지만 자전거는
자전거는 체중을 안장에 싣고 하는 운동이어서 무릎에 무리가 덜 간다. 걷기나 수영, 등산도 좋은 운동이지만 자전거는
심폐기능을 강화해주는 유산소운동으로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주변 풍경을 즐기면서 바람과 햇빛을 안고 달리는
속도감과 희열이 단연 으뜸이다. 하체와 허리, 전신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자전거는 매우 효과적인 재활 운동으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까지 되니 정신건강에도 좋다. 대기오염이나 소음 피해도 없는, 지구를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까지 되니 정신건강에도 좋다. 대기오염이나 소음 피해도 없는, 지구를
살리는 녹색 교통수단으로서 교통난 해소에도 일조한다. 자동차 한 대를 주차할 공간이면 18~20대의 자전거를 세울 수
있다니 주차난 해결의 돌파구도 될 수 있다. 자전거만 사면 유류비와 보험료, 각종 세금 등은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경제적인 운동이기도 하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고 탈 수도 있어 먼 거리를 주행할 때는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다 보면 안타깝고 아쉬운 점도 많다. 자전거가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라는 사실을 잊고 인도나 횡단보도를
누비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행자를 위협하는 점이다. 헬멧이나 장갑 같은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갖추지 않고 타는 사람,
술 마시고 타는 사람, 비싼 장비나 옷을 걸치고 경쟁적으로 과시하는 사람들을 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전국적으로 조성된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 보면 세금 낸 보람이 있지만,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들에겐 과잉투자로
비칠 수 있겠다 싶다. 단순한 여가활동으로서만이 아니라 출퇴근이나 등하교, 단거리 이동이나 장보기 등을 위한
생활 속의 자전거 정책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자전거도로와 인도의 분리, 공공 자전거 확충, 안내 표지판의 표준화,
단절된 자전거도로 연결, 자전거도로 위의 주·정차 단속 등을 꾸준하게 시행한다면 더 많은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친구들의 권유로 다시 시작한 자전거로 오랜만에 이포보와 아라뱃길, 행주산성과 팔당, 북한강 길을 다시 찾았다. 황홀했다.
오래전 크게 넘어졌던 기억 때문에 자전거를 다시 탈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아내를 꼬드겼다. 그리고 천호동 자전거 거리에서
만난 전문 강사에게 아내의 자전거 강습을 부탁했다. 2시간씩, 일곱 번 강습을 마친 아내는 훈련일지까지 써가며
열심히 연습 중이다.
그런데 자전거를 배우는 아내의 동영상을 보고 딸이 펑펑 울었다. 환갑도 넘긴 엄마가 이제 자전거를 배운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며 울컥했던 모양이다. 젊었을 때는 자기들 키우고 아빠 뒷바라지하면서 자전거도 못 배웠던 엄마 생각에
눈물보가 터져 버린 것이다. 흡사 여섯 살짜리 외손녀가 자전거를 타는 것 같은 기특한 모습에 나도 덩달아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자전거 강습이라니, 무슨 돈까지 들이며 자전거를 배우느냐는 사람도 있지만, 아내는 기본을 제대로 배우길 너무 잘했다며
그날 배운 것을 나에게 가르쳐준다. 아내를 통해 몰랐던 사실을 다시 배우며 안전을 위해서는 기본 교육이 필수임을 절감했다.
얼마 전 아는 사람의 추천으로 전기자전거를 한 대 샀는데 대단히 만족스럽다. 먼 길이나 오르막길에는 전기의 힘을 빌려
일행들과 보조를 맞추고 그날그날 내 컨디션에 따라 운동량을 조절하는 매력이 있다.
힘이 남아돌면 내 두 다리로만 달릴 수도 있고. 각자 경제 형편에 따라 실용적인 자전거를 하나 마련한 뒤, 자전거도로에서
안전 수칙만 잘 지키면 노후에도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자전거 운동이다. 헬멧 착용하고 음주운전과 과속 안 하고, 주행 중
휴대전화나 이어폰 사용 자제하면서 야간에는 전조등이나 미등, 야광 띠로 대비한다면 큰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
영화 감상과 숲길 걷기에 이어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이 하나 는 셈이다. 코로나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치면 아내와
함께 자전거로 전국을 누빌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올해 결혼 40주년엔 두 바퀴에 사랑을 싣고 또 어디를 달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