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3일 화요일
가까운 절로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바쁘게 달려왔던 올 상반기를 정리하며
내 삶의 속도를 조절하고
삶의 방향도 다시 점검하고 싶었다.
좀더 많은 것을 내려놓으며
살도 좀 내려놓고 싶었고......
서울로 돌아오니 사상 최고의 폭염이라고 야단들인데
난 그렇게 실감이 안 나니
내가 더위를 안 타는 체질인지 내 몸이 부실한지 잘 모르겠다.
에어콘을 아예 꺼놓고 부채로 더위를 식히는, 땀으로 범벅이 된 공무원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나도 에어콘을 켜지 않고 창문을 연 뒤
선풍기로 버텨본다.
언제부터 우리가 에어콘 없이는 못 살게 되었는지,
확실히 기온이 많이 올라간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참을성이 부족한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모든 것이 넘쳐나는 과잉의 시대지만
우리 자식들에게 결핍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훈련시키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삶이 행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언제든 내가 원하기만 하면 에어콘으로 더위를 식힐 수 있으니
난 아직 행복한 셈이다.
아내와 소문난 콩국수집을 찾아 점심 식사를 함께 하고
커피 한 잔을 나누니
이렇게 행복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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