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목요일
대전에 강의가 있어 코트를 찾았지만 코트가 보이질 않았다.
찬 바람이 불고 비내리고 눈발이 날리는 요즘의 변덕스런 날씨지만
겨울 코트를 입기엔 솔직히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은 신경쓰였다.
하지만 순간, 어디다 바바리코트를 두고 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어제 방송국에 두고 왔을까, 아니면 사무실에......
집을 나서면서야
어제 입고간 코트를 사무실에 두고
퇴근길에는 양복만 입고 온 것이 기억났다.
'내 정신하곤......'
하지만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어제도, 매주 수요일 하는 생방송의 박재홍 아나운서가 휴가라
박명규아나운서가 대신 나왔다.
이명희아나운서의 서로 알지 않느냐는 얘기에
방송은 처음, 함께 한다고 했더니
박명규 아나운서가 나랑 방송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 때 갔던 호텔을 기억못해 바가지 긁혔다는
내 단골 변명으로 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많이 미안했다.
뇌세포가 손상되어 생기는 치매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단순한 건망증으로 치부하기에는 요즘 부쩍 기억을 잘 못해 아내와 아이들의 걱정이 크다.
가족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검사를 한 번 해봐야겠다.
저만큼 와있는 노년기를 이제 슬슬 맞이할 준비를 해야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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