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일요일
비온 다음날의 찬란함에 눈이 부시다.
봄코트라도 한 벌 사자고
아내와 집을 나와 달리는 자유로가 상쾌했다.
사기로 한 것만 사자고 다짐을 하곤 쇼핑을 마치고 커피 한 잔을 나누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 얘기가 나왔다.
이제는 다 큰 아이들, 아직도 우리가 내려놓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았다.
'다 너희들을 위해서
다 너희들 잘 되라고 하는 얘기'란 미명하에
얼마나 많은 잔소리와 간섭으로 아이들을 불편하게 했는지 반성했다.
30여 년의 결혼생활과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론을
아이들 나이에 벌써 깨닫기를 바란
과욕은 없었는지......
지나친 걱정과 불안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해가 된 건 없었는지,
딸 아이와 아들 녀석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끊임없이 내 방식과 가치관을 강요한 건 없었는지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이제 내려놓자.
가르치려는 생각도 내려놓고
무언가를 주입하려는 시도도 내려놓기로 하자.
무언가를 챙겨주려는 욕심도 내려놓고
자식의 인생을 책임져 주려는 오만 따위는 더더욱 버리자.
뱃살도 좀 내려놓고
뱃살을 빼야한다는 압박감도 내려놓고
내려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이제 내려놓자.
그리고 아내와 좀더 즐겁게 노는 방법을 연구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