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일요일
설이라 장모님을 찾아 뵈었다.
참 고우셨는데......
아무도 80대 중반이라고 보는 사람이 없고
성형했느냐고, 어디서 했느냐고
성형한 것 맞는데 시치미떼지 말라는 등의 실랑이도 번거로워
몇 살쯤 낮춰 얘기하신다는 장모님이시지만
세월은 비껴갈 수가 없는 것인가 보다.
조금은 굽으신 등과 짧은 보폭으로 조심스럽게 걸으시는 모습에 가슴이 짠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외할머니의 갈비와 음식들을 무척 좋아한다.
잘 재어놓으신 갈비는 나 역시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아이들은 외할머니가 끓여놓으신 물까지 맛있다며
연거푸 찾으니
장모님이 무척 흡족해 하셨다.
나에게도 외할머니가 계셨다.
인심좋고 통이 크신 외할머님은 남에게 베푸는 것을 아끼지 않으셨다.
술도 좋아하셨던 여장부라 어머님과는 다소 성품이 다르셨지만
외손주들에게도 무엇을 더 못 주셔서 늘 애를 태우셨다.
우리 아이들이 결혼을 해서 낳은 아이들은
우리를 어떤 할아버지, 할머니
어떤 외할머니, 외할버지로 기억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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