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화요일
올림픽이 끝났다. 17일간의 잠못 이루는 밤도 끝났다. 뜨거운 폭염과 열대야를 참아내게 해 준 태극 전사들의 승리에 우리 가족들도 내내 즐거웠다.
어지간해서는 잠을 아껴가며 스포츠 경기를 보는 편이 아닌데도 이번 올림픽은 중요한 경기를 챙겨서 보기도 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경기 결과부터 확인하기도 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라면 밤을 새서 보는 아들이지만 아내와 딸아이는 그런 정도는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만큼은 아들이나 나보다 딸아이와 아내가 더 관심이 많았다.
며칠을 밤 12시 가까이까지 지켜보다가 다음 날 하이라이트를 챙겨보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하지만 온 가족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응원을 하면서 가족애를 다지는 수확도 있었다. 중요한 순간에는 서로 불러서 보라고 알려 주기도 하고 깨워서 함께 응원하며 환호했다.
하지만 올림픽 때문에 싸운 부부나 가족도 많았을 것이다. 편이 갈리는 국내 경기보다 덜 했을 수도 있지만 어떤 경기를 볼 것인지를 가지고 다투거나 에어콘이나 TV소리, 지나친 시청이나 야식, 음주 등으로 다투곤 더욱 밤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육체적인 극한 고통과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값진 결과를 일궈낸 선수들과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가족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무엇보다 메달이라는 결과보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도 선수들이 부상 당하지 않고 좀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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