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족을
이루려면?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행복한 가족의 조건으로 돈을 꼽는 사람이
많다. 기본적인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행복경제학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돈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을 느끼는
바닷물과도 같아서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욕망도 커져 좀처럼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처음에는 행복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갈수록 돈의 노예가 되어 정작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만다. 하지만 가진 것이 별로 없어도
늘 웃음이 끊이지 않는 행복한 가정도 많다.
그렇다면 행복한 가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째, 사랑과 믿음, 감사와
칭찬, 용서와 배려가 넘친다는 것이다. 값비싼 가구나 가전제품으로 집을 채우려 하지 말고 사랑과 믿음, 감사와 칭찬으로 우리 집을 꽉꽉 채워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둘째, 행복한 가족은 문제 해결능력을
가지고 있다. 가정경영연구소장 집에는 갈등이나 싸움도 없고 365일 늘 웃음만 가득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느 집에나 종류와 정도만 다를 뿐이지 갈등과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행복한 가족은 그런 문제들이
닥칠 때마다 어떻게 그 문제에 접근하여 실마리를 풀어가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가족은 서로를 원망하고 비난하며 책임 전가만 하다가 문제를 키우고 악화시킨다.
셋째,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며 대화가
있는 가족이 행복한 가족이다. 상대방의 말을 관심 있게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가족 간에 생길 수 있는 오해와 갈등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행복한 가족은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긴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가족 간의 응집성과 결혼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기 위해선 돈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아름다운 추억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돈을 들여서 많은 시간을 보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지 그 질이 중요한 것이다.
다섯째, 행복한 가족은 서로에게
헌신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헌신이나 희생은 옛 시절의 고리타분한 유물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해야 할 일을 먼저 챙기며 조건 없이
베푸는 자세야말로 우리가 가장 먼저 회복해야할 덕목이다. 그러나 헌신이라고 해서 가족을 위하여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을 위해 나의 이익이나 시간,
에너지를 조금만 더 양보하고 가족
활동에 우선순위를 두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여섯째, 행복한 가족은 가족 공동의
건강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돈이나
출세, 권력 같은 것만을 추구하는 가족들은 한때 목표를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그런 것의 노예가 되고 만다. 돈, 돈하며 자식을 키웠지만
자식에게 돈만 뺐기고 불행한 노후를
보내는 부모도 있고 출세하여 권력을 쥐거나 부는 이루었지만 건강을 잃고 부부관계가 깨져 고통 받는 가족도 있다.
마지막으로 웃음이 넘치고 유머를 연출할
줄 아는 가족이 행복한 가족이다. 유머는 공적인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만 여기지만 가족 간에도 긴장이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마음의
열쇠다.
행복한 가족의 일곱 가지 공통점을 살펴보고 우리 가족의 강점은 계속 키워나가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나가면서 다음 사항을
명심한다면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먼저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밸런스경영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지나치게 일이나 돈 중심으로 살거나 지나치게 술이나 친구 중심, 자식 중심, 교회 중심으로 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어느 정도가 조화롭고 균형 잡힌
삶이냐 하는 것은 개인의 가치관이나
가족문화에 따라 다르겠지만 끊임없이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새해 목표를 ‘312’나 ‘311’, ‘212’로 정해 놓고 일주일에
술자리를 세 번이나 두 번 이하,
그리고 아무리 늦어도 밤12시나 11시 전까지는 귀가하기를 실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니면 ‘1야 1석 1주’라는 원칙을 세워 놓고 한 자리에서 한 가지 술로 밤늦지 않게 모임을 끝내기만 해도
지나친 지출과 부부싸움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변화경영의 지혜가 필요하다.
세상이 변하고 사회가 변하면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기 마련인데 남녀 간의 성역할 인식이 그 한 예다. 예전에는 가족을 부양하는 것은 남자의 책임이고 여성들은 집안일 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요즘은 부부가 함께
버는 맞벌이 가족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는 것은 여전히 여자 일이라고 인식하는 남성들 때문에 불화가 잦다.
이제 효과적인 가사분담의 방법을 남자들이 먼저 찾아야 한다. 그리고 아내들 역시 남편에게 기분 좋게 요청한 뒤 아낌없이 칭찬하고 감사를 전하며 남편들이 더
도와주고 싶도록 격려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남자 일, 여자 일로 나누지 말고 서로의 적성이나 취향에 따라 가사분담표를 만들고 가전제품의 힘을 빌리거나
아이들에게 가사를 분담시키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아니면 집안일의 기준과 기대치를 좀 낮추어도 갈등과 부부 싸움을 줄일 수 있다.
셋째, 부부농사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가정의 기둥이 부부이며부부가 가족의 핵이요 자녀들에게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부부가 한 팀이 되어 똘똘 뭉치면 그 누구나 그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러나
부부가 반목하고 부부 전선에 균열이
생기면 자식농사도 망치고 부모에게 효도하기도 어렵다.
지나치게 자식 중심으로 살면서 배우자를
소홀히 하는 것은 자식농사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그러기에 부부농사를 잘 지으려면 부부 둘만의 시간을 좀 더 많이 가질 필요가 있다. 아무리 바쁘고 피곤하고 시간이 없더라도 부부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고
부부 공동의 취미생활이나 운동으로 두 사람의 사랑에 끊임없이 물주고 거름 주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마지막으로 배우자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태도, 자식들을 내 소유물이아니라
한 인격체로서 존중해주는 태도를 잃지 말자. 내 방식은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는 생각으로 배우자를 뜯어고치려는 태도로는 그 어떤 것도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새해 목표로 ‘행복한 가족’을 늘 내세우지만
행복한 가정이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행복한 가족을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은 그만 하고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에 옮길 일이다. 그것이 행복한 가족을 이루는 비결이다.
[출처] 선진 피플 사보 2012/02/06 [필자]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