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토요일
대학원 MT를 다녀왔다. 가족이라는 주제를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더 깊이 공부해 보고 싶어서 선택한 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이다. 아내는 어렵게 공부를 또 다시 시작하는 내가 이해가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연구소 일과 집안 살림에 공부까지, 1인 3역을 해내느라 아내 역시 고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든 학생도 있었지만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은 듯했다. 우리 아이들보다 더 어린 학생도 많았는데 박사학위까지 가진 분이 또 무슨 공부냐고 했다. 이제 굳이 학위를 따기 위해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라고 했더니 부럽다는 눈치였다.
중고등학교 때 이런 열정과 끈기로 공부했으면 내 인생이 또 어떻게 바뀌었을까 궁금해지는 때가 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남들처럼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대학엘 못가고 재수를 하다가 취업을 선택했다. 그리곤 제대 후에 복직해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을 했다. 그런 뒤 아이 둘을 데리고 늦은 나이에 영국으로 다시 공부하러 떠난 과거가 있었기에 누구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에는 열심이다. 배움을 즐기고 그 참기쁨을 느끼고 있으니 이런 자산을 그 무엇과 바꾸랴.
공부는 다 때가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 듣고 배운 것을 얼마 안 가 잊어버리는 나이 앞에서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지만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때, 정말 공부하고 싶은 때가 바로 그 때가 아닌가 한다.
학생으로 돌아와 다시 수강 신청을 하니 벌써 마음이 설렌다. 3월부터 내 강의를 신청한 학생들도 나같은 마음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