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수요일
집 근처 금천교 시장은 내가 즐겨 찾는 골목이다. 인왕산에서 내려온 물이 청계천으로 흘러들어가는 누상동과 누하동 일대에 걸쳐있던 다리인데 이제는 그 이름만 남아 있을 뿐이다. 배화여대에서 경복궁역으로 내려가는 200m 정도밖에 안되는 재래시장이지만 서민적인 술집과 밥집들이 어우러져 정감을 더하는 골목이다.
퇴근길에 잠시 들러 막걸리 한 잔과 순대 한 접시로 저녁을 대신했다. 아들 녀석은 나 혼자 술 마시고 영화보러 가는 것을 싫어하지만 영화 한 편이나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날 때는 혼자라도 들어가 나에게 한 잔을 대접하는 편이다. 나이들수록 남들과 잘 지내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 없이 혼자서도 잘 놀고 즐겁게 지내는 능력도 필요함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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