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라 딸아이가 예약해 둔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집에 와서 와인을 한 잔 했다. 이제는 부모와 술도 한 잔 할 수 있을만큼 컸구나 생각하니 뿌듯했다.
딸아이에게 내가 이 세상에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여자가 바로 너라고 했다. 아들 녀석에게는 아빠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소중한 남자가 바로 너라고 했다. 그랬더니 딸아이가 아들 녀석에게 너는 두 번째가 아니라 첫번째라서 좋겠다며 시샘아닌 시샘을 했다. 그래서 엄마에겐 네가 첫번째로 소중한 여자고 바다는 두 번째로 소중한 남자 아니냐며 이해를 구했다.
가족들에게 순위를 매기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아내다. 언젠가 어머님께 그 얘기를 드리며 서운하지 않으시냐고 여쭤봤더니 어머님은 그게 당연한 거 아니냐며 이해를 해 주셨다.
그런 소중한 사람보다 남들을 먼저 챙기느라 아내를 서운하게 했던 과거가 후회스러워지는 요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