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입양, 요리 배우는 남편…편견·고정관념에 맞선 인간승리 더 많아지길”
지난 한 주, 출근 전에 모 방송의 휴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챙겨 보았다. 결혼한 지 73년째인 94세 할아버지와 87세 할머니가 풀어내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참 아름답고 감동적이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6남매를 잘 키워 스무 명에 가까운 손자, 증손자를 둔 삶도 다복해 보였지만 서로를 향한 애틋한 눈길과 손짓 하나하나에 가슴이 따뜻해져 왔다.
우리 부부도 결혼 70주년을 맞을 때쯤 저 부부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늙어갈 수 있을까 싶어서 존경스러웠다. 그리곤 문득 ‘도전’ ‘도전 정신’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우리도 저렇게 건강하고 아름답게, 성숙한 부부의 모습으로 나이 들고 싶다는 부러운 마음으로….
얼마 전 산악인 박영석 대장과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 도전 정신의 화신, 창조적인 도전 정신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이다. 우리는 흔히 ‘도전’이라고 하면 탐험가나 스포츠 선수, 기업인들이 어려운 사업에서 큰 성공을 이루고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는 것을 생각한다. 또는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무한도전’이나 ‘도전 1000곡’, ‘도전 골든벨 정도를 떠올릴지 모른다. 하지만 도전의 대상이 반드시 그런 것이어야만 하는 것일까? 편견과 고정관념, 갈등 때문에 남의 자식을 입양한다는 것을 누구도 엄두를 못 낼 때, 장애가 있는 아이를 공개 입양하기로 결심한 부부가 있다면 그것 또한 훌륭한 도전이 아닐까?
며느리나 자식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먼저 주장하여 4대가 한 집에서 오순도순 모여 사는 대가족이 있다면 그것 또한 칭찬할 또 하나의 도전이 아닌가 한다. 질기디 질긴 사회적 편견과 세대 차, 남녀 차와 가족문화의 차이를 진정한 용기와 헌신, 소통의 지혜와 사랑으로 극복하고 행복하게 사는 가족은 둘도 없는 재산이요 예술이며 인간승리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다들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안 하고, 자녀를 적게 낳고 안 낳는 시대에, ‘아이를 서너 명은 낳아서 정말 잘 키워보겠다’는 결심을 실천하는 부부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물론, 젊은이들의 도전 정신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현실의 벽을 기업이나 사회, 국가가 제도나 시스템으로 먼저 해결해 주어야 하겠지만 그런 도전 정신을 가진 자녀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만 5세나 3세가 될 때까지는 맞벌이하지 않고 아이 키우는 일을 최고의 보람으로, 즐기는 부모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당연히, 그 ‘아이 키우는 일을 내가 맡겠다’는 젊은 아빠들도 더 많이 출현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국내 최고의 회사’나 ‘세계 초일류 기업’에만 도전하지 말고 ‘모든 직원들이 1년 365일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살맛나는 기업’에 도전하는 최고경영자(CEO)도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모유로 키우겠다는 여성, 육아일기를 써서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는 아빠, 아내와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기 위해 요리사 자격증을 따고 싶다는 남편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우리 아이들은 과외를 절대 안 시키고 자연 속에서 키우겠다는 부모, 부모님이 사시는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 뒤를 이어 농사에 도전해 보겠다는 젊은이, 두 사람이 저축한 돈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해 보겠다고 부모님의 도움을 사양하는 신혼부부, 그리고 하객들의 축의금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직계가족만 참석하는 단출한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하는 사돈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남들에게는 존경 받는 사회 지도자이지만 가족들로부터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오래도록 함께 사는 배우자나 자녀들은 진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나는 존경 받는 아버지, 존경 받는 남편이 되고 싶다. 아내와 우리 아이들이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남편과 아버지가 될 수 있다면 세상의 평판쯤이야 아무런들 어떠하랴.
[출처] 국민일보 문화칼럼 청서초롱 2011/11/21
[필자]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
지난 한 주, 출근 전에 모 방송의 휴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고 챙겨 보았다. 결혼한 지 73년째인 94세 할아버지와 87세 할머니가 풀어내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참 아름답고 감동적이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6남매를 잘 키워 스무 명에 가까운 손자, 증손자를 둔 삶도 다복해 보였지만 서로를 향한 애틋한 눈길과 손짓 하나하나에 가슴이 따뜻해져 왔다.
우리 부부도 결혼 70주년을 맞을 때쯤 저 부부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늙어갈 수 있을까 싶어서 존경스러웠다. 그리곤 문득 ‘도전’ ‘도전 정신’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우리도 저렇게 건강하고 아름답게, 성숙한 부부의 모습으로 나이 들고 싶다는 부러운 마음으로….
얼마 전 산악인 박영석 대장과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 도전 정신의 화신, 창조적인 도전 정신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이다. 우리는 흔히 ‘도전’이라고 하면 탐험가나 스포츠 선수, 기업인들이 어려운 사업에서 큰 성공을 이루고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는 것을 생각한다. 또는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무한도전’이나 ‘도전 1000곡’, ‘도전 골든벨 정도를 떠올릴지 모른다. 하지만 도전의 대상이 반드시 그런 것이어야만 하는 것일까? 편견과 고정관념, 갈등 때문에 남의 자식을 입양한다는 것을 누구도 엄두를 못 낼 때, 장애가 있는 아이를 공개 입양하기로 결심한 부부가 있다면 그것 또한 훌륭한 도전이 아닐까?
며느리나 자식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먼저 주장하여 4대가 한 집에서 오순도순 모여 사는 대가족이 있다면 그것 또한 칭찬할 또 하나의 도전이 아닌가 한다. 질기디 질긴 사회적 편견과 세대 차, 남녀 차와 가족문화의 차이를 진정한 용기와 헌신, 소통의 지혜와 사랑으로 극복하고 행복하게 사는 가족은 둘도 없는 재산이요 예술이며 인간승리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다들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안 하고, 자녀를 적게 낳고 안 낳는 시대에, ‘아이를 서너 명은 낳아서 정말 잘 키워보겠다’는 결심을 실천하는 부부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물론, 젊은이들의 도전 정신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현실의 벽을 기업이나 사회, 국가가 제도나 시스템으로 먼저 해결해 주어야 하겠지만 그런 도전 정신을 가진 자녀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만 5세나 3세가 될 때까지는 맞벌이하지 않고 아이 키우는 일을 최고의 보람으로, 즐기는 부모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당연히, 그 ‘아이 키우는 일을 내가 맡겠다’는 젊은 아빠들도 더 많이 출현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국내 최고의 회사’나 ‘세계 초일류 기업’에만 도전하지 말고 ‘모든 직원들이 1년 365일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살맛나는 기업’에 도전하는 최고경영자(CEO)도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모유로 키우겠다는 여성, 육아일기를 써서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는 아빠, 아내와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기 위해 요리사 자격증을 따고 싶다는 남편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우리 아이들은 과외를 절대 안 시키고 자연 속에서 키우겠다는 부모, 부모님이 사시는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 뒤를 이어 농사에 도전해 보겠다는 젊은이, 두 사람이 저축한 돈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해 보겠다고 부모님의 도움을 사양하는 신혼부부, 그리고 하객들의 축의금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직계가족만 참석하는 단출한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하는 사돈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남들에게는 존경 받는 사회 지도자이지만 가족들로부터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오래도록 함께 사는 배우자나 자녀들은 진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나는 존경 받는 아버지, 존경 받는 남편이 되고 싶다. 아내와 우리 아이들이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남편과 아버지가 될 수 있다면 세상의 평판쯤이야 아무런들 어떠하랴.
[출처] 국민일보 문화칼럼 청서초롱 2011/11/21
[필자]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