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뱃속에서 나왔는데,어떻게 내 마음을 이렇게 모르지? 자식은 늘 엄마 마음과 다르게 움직이고 그래서 엄마 마음엔 항상
아쉬움과 섭섭함, 그리고 짜증이 남는다. 정말 엄마 마음 모르겠니?
[상담]
딸(초등 5학년)은 어려서부터 성격이 차갑고 냉정한 편입니다. 살갑게 매달리거나 말하는 적이 별로 없고, 같이 쇼핑을
가면 “엄마는 좋은 거 사, 내건 내가 알아서 살게”라고 합니다. 아이는 딱히 잘못하는 것이 없는데 저는 섭섭하고 가끔은 딸 눈치를 볼 때가
있습니다.
[답변]
따님의 성격이 차갑고 냉정한 편이라고 하셨지만 ‘이성적이고 독립적이다,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점은 없는지요? 같은 성격이라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고 단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딱히 잘못하는 게
없다면 어머님의 기대치에 못 미친 서운함일 수도 있으니 기대치를 조금만 낮춰 보시기 바랍니다. 사람의 성격에는 좋은 성격, 나쁜 성격이 있는 게
아니라 저마다 성격이 다를 뿐입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성격과 기질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니 따님의 성격을 고치려고 하거나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고 따님의 긍정적인 면을 오히려 키워주십시오.
성장이 빠른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사춘기가 시작되는 경우도 있는데 사춘기의 특성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그랬다면 기질적인 문제나 부모님과의 애착 관계에 생긴 문제로 볼 수도 있고요. 엄마에게만 냉정한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도 차갑게 대하는지
살펴보시고 따님이 살갑게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나 친구는 없는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늘 따뜻하게 대하고 배려하면서 인정이 많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십시오. 따님이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오거나 말을 걸어올 때 엄마가 얼마나 기쁜지, 긍정적인 느낌도 더 자주 표현하시고요. 먼 훗날 자신에게 맞는 직업과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는 지혜를 따님에게 미리 길러주신다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하리라
믿습니다.
[상담]
저는 성격이 조금 급하고 준비가 다 안되면 조바심이 나는 편이데, 아들(초등 6학년)은 전혀 다릅니다. 방학숙제 하자고 하면 나중에
몰아서 해도 된다고 천하태평이고, 친구랑 만날 약속 시간에 늦겠다고 하면 친구들이 기다릴 거라고 괜찮답니다. 좋게 말하면 느긋하고 편안한
성격인데, 제 눈에는 게을러 보여요. 잔소리와 말다툼이 끊일 날이 없습니다.
[답변]
느긋한 것과 게으른 것은 다른데, 아드님의 성격이 느긋한 것이라면 나쁘지 않습니다. 요즘같이 경쟁이 치열하고 각박한 세상에서는
오히려 낙천적이고 느긋한 사람이 스트레스를 덜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게으름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나중에 낭패를 보는 경우라면 생활
습관을 지금 바로 잡아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소한 것까지 챙겨주려고 잔소리를 하시거나 말다툼을 벌이는 것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게으름이 초래하는 결과를 직면하게 하고 댓가를 스스로 치르게 해야 합니다. 어머님이 답답하거나 화가 나실 때 야단부터 치거나 언성을 높이고
‘빨리빨리’를 외친다고 해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습니다.
심각하게 고민을 할 만큼 아이가 느린 것은 아닌데, 성격이 급하고 조바심을 내는 어머님 기준에 못 미쳐 내가 먼저 화를
내는 건 아닌지 돌아보십시오. 사소한 것까지 지나치게 통제하고 지시하고 간섭하면 스스로 하고 싶은 의욕이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느긋하고
게을러 보이는 아이지만 자기가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일은 자기가 먼저 챙기고 적극성을 보입니다. 움직임이 적은 활동이나 심리적 부담이 적은
일부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결과에 관계없이 시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마십시오. 그리고 무조건
빨리 빨리, 얼른 하라고 재촉하지 말고 아이가 앞으로 할 일을 예측하고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미리 예고를 해주신다면 아드님의 태도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방학 중에 늦잠을 자는 일로 고민이라면 아이가 늦게 일어났을 때에는 스스로 밥을 차려먹게 하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이나
활동을 오전 중에만 할 수 있도록 조정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아이와 함께 규칙을 만들거나 목표를 세워보십시오.
자신이 참여하고 스스로 세운 규칙은 더 지키려고 노력하는 법입니다. 중요한 일부터 먼저 하게 하거나, 약속 시간을 지키기 위해 적어도 몇 시에는
무엇을 하고 몇 시까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역으로 계산하는 시간관리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 것도 해결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한결같은 사랑과
관심으로 믿고 기다려주시는 것이 아이의 행동 변화를 꾀할 수 있는 비결임을 잊지 마십시오.
[출처] 미즈코치 2011년 2월호 [필자]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