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1]
얼마 전 게임에 빠져 있는
초등 4학년 아들을 크게 혼냈는데, 방으로 들어가면서
중얼중얼 욕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이 욕을 한다는 생각을 전혀 못한데다, 저한테 하는 욕인 것 같아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못 들은 척 넘어갔는데, 또 그러면 어떻게 하죠?
[답변]
어떤 욕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엄마에게 하는 욕 같았다면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요? 순간적인 분노로 흥분해서 무조건 아이를 야단치거나
때리지 않으신 건 다행으로 보입니다. 아이가 혼자 중얼거렸으니 욕을 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거나
엄마에게 한 욕이 아니라고 끝까지 우기면 말싸움밖에 안 되니까요. 그렇다고 못 들은 척 넘어가신 것도
결코 바람직한 태도는 아닙니다. 다음에 아이가 다시 욕을 할 때에는 무조건 야단을 칠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먼저 그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 주십시오. 아이들도 화가 날 때가 있고, 잘못된 방법이지만 그 화를 욕으로 분출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부모에게 직접 욕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순간적인 화를
이기지 못하고 아이를 때리거나 더 심한 말로 상처를 주거나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만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다른 아이들이 욕을 했을 때 네
기분이 어땠는지, 자식이 부모에게 욕을 할 때 부모 마음이 어떻겠는지,
물어볼 수 있을 만큼 이성적인 부모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상대방의 입장이나 감정을
헤아리는 태도를 먼저 가르쳐주십시오. 욕 말고 적절한 다른 표현을 가르쳐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욕을 하는 아이라면 그 욕의 원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가르쳐주는 것도 나쁜 습관을 고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이 욕을 하는 이유는 단순한 모방에서부터 관심을
끌기 위해, 친밀감을 표현하기 위해, 자기 힘을 과시하거나
친구를 놀리거나 위협하기 위해,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받지 않기 위해서,
그냥 재미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등등,
참으로 다양합니다. 그리고 부모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의 욕이
심각하다는 현실을 잊지 마십시오. 대상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하는 욕은 성인이 되어서도
고치기 어려우며 직장에서나 운전 중 무의식 중에 욕이 튀어나와 인간관계를 해치기도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부부가 서로 존댓말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아이들에게도 존댓말을 가르치시기 바랍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언어 예절을 지키고 끊임없는 관심과 정성으로 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하는
모범을 보이는 것이 해결책입니다.
[상담2]
아들(6학년)이 아빠를 무시하고 친구 아빠와 비교하는 말을 자주
합니다. 아빠와 아예 말을 안 하는 상황이고, 아빠는 왜
돈을 조금밖에 못 버느냐거나, 친구 아빠 차는 무슨 찬데 우리 집 차는 너무 ‘후지다’ 는 등의 말을 저에게 합니다. 저도 남편의 경제적 능력이 마음에 차진 않지만, 아들이 아빠한테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한 번씩 혼을 내는데 잘 듣지 않습니다.
[답변]
평소 어머님이 남편에게 어떻게
대하셨는지 돌아보십시오. 특히 아이가 보는 앞에서 남편 험담을 하거나 무시하거나 남들과 비교하는
말씀을 자주 하시지는 않으셨는지요?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왜 아이가 그런 행동이나 말을 하는지 대화를
통해 그 원인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부자지간이 멀어진 결정적인 사건이나 체벌이 있었는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적인 형편이 비교되는 환경이나 지역이라면 아이가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파트 평수나 차종, 남편의 직업 등으로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하는 어른들의 영향일 수도 있고요. 아니면 갖고 싶은 것도 많고 쓰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런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만이나 부러움일 수도 있습니다. 눈물이 쏙 빠지게 혼부터 내기
전에 아이와 진지하게 얘기를 한 번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아빠를 존경하고 닮고
싶도록 아빠의 긍정적인 면을 자주 얘기해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빠를 무시할만한 행동을 남편이 하지
않도록 남편에게 지혜롭게 조언하고 남편의 긍정적인 행동에는 아낌없이 칭찬하고 격려도 해주십시오. 점점
커가는 아드님과 남편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 어머님께서 하실 수 있는 중간 역할도 챙겨보시고요.
칭찬할만한 아드님의 행동이나 성취에 대해 남편에게 미리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썩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지만 다른 집 아이들과 비교하는 말을 아이에게 들려주고 느낌이 어떤지를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아빠를 무시하고 다른 아빠와 비교하는 것을 남편에게 전할 때에는 지혜롭게
얘기하셔서 더 큰 분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미즈코치 2011년 1월호 [필자]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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