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1]
저는 어떻게든 돈을 아이들에게 좀 투자를 했으면 하는데, 남편은 자동차 꾸미기 등 자기 취미생활에 돈을 꽤 많이 씁니다.
남편이 자영업을 해서 돈 관리를 직접 하기 때문에 제가 남편 씀씀이를 막기가 어려워요. 저는 어떻게든 아껴보려고 하는데 남편이 돈을 쓰는 것을
보면 억울하기도 하고 화가 납니다. ‘나는 바보라서 돈도 못 쓰고 사는구나’ 그런 자괴감도 들고, 억울해서 막 쓰고 싶기도 한데 아이들 생각하면
차마 그게 안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변]
돈과 돈 씀씀이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가 달라 다투는 부부가 많습니다. 한 푼이라도 아끼고 모아서 아이들에게 투자하자는 내
생각과는 달리 남편은 좀 즐기면서 살자는 신조를 갖고 있는지도 모르죠. 생존 욕구가 강한 나에 비해 남편은 즐거움에 대한 욕구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도 있고요. 어떤 태도가 옳고 그른지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부부가 어떻게 합의하는가가 중요하겠죠.
먼저 대화를 통해 가정의 재무 설계를 한 번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수입과 지출 현황을 공유하는 투명경영에
남편이 동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남편이 취미 생활을 위해 쓰는 돈의 총액을 조정할 수 있다면 그 범위 내에서는 남편의 취미 생활을 존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 옷과 차로 사치를 하는 사람, 건강이나 자녀 교육이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 책
사는데 열심인 사람 등, 사람마다 돈 씀씀이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좀 더 투자를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어떤 투자를 얘기하시는지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막연한 불안이나 다른 집 아이들과의 비교 때문에 지나치게
지출하는 부분은 없는지 돌아보십시오. 전체 수입 중에 아이들을 위해 쓰는 돈이 몇 %이고 남편 용돈으로 또 몇%를 쓰고 있는지 그 비율을 따져볼
필요도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상의하여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돈을 월 얼마 정도 책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액수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돈을 벌거나 월급을 받는 유급노동은 가치 있는 일로 여기면서도 아이들
키우고 집안일 하는 주부들의 가사노동에 대해서는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도 문제라고 봅니다.
[상담2]
아이가 외동이라 집에서 부모가 같이 놀지 않으면 혼자 놀아야 합니다. 저는 그게 마음에 쓰여서 퇴근하고 들어와서도
어떻게든 아이랑 놀아주려고 애를 쓰지요. 그런데 남편은 그 시간에 피곤하다며 누워 TV나 보고 있기 일쑤입니다. 제가 너무 힘들어 쉬고 있거나
집안일을 하느라 어쩔 수 없이 아이가 혼자 몰면서 심심해하고 있어도 남편이 자발적으로 놀아주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혼자 노는 아이가 남편은
전혀 안쓰럽지 않은가 봐요. 그러니 몸이 힘들어도 계속 저만 아이와 놀게 됩니다. 남편의 태도가 너무 얄미워요.
[답변]
외동아이가 혼자 노는 것이 마음 쓰이고 안쓰러워 고민이시군요. 그런데 남편은 전혀 신경을 안 쓰니 결국 문제를 어머니가
‘소유’하는 셈이 돼 버리는 겁니다. 아이가 몇 살인지는 모르겠지만 혼자 노는 것이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부모와의 상호작용이나 또래
아이들과의 어울림도 중요하지만 혼자서 잘 노는 것도 능력이니까요. 걱정이 많이 되신다면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 선생님, 아이를 돌봐주는 분에게
여쭤보시기 바랍니다. 혼자서는 잘 놀지만 다른 아이들과는 좀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지나치게 걱정을 안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몸이 피곤하고 힘들어도 아이를 위해 놀아주시는 어머님의 정성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놀아주지’ 말고 아이와 진정으로
‘즐겁게 노는’ 방법을 연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머니도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시는 것이 한 방법입니다. 또는 처걌게 한 약속을 어기고 아이가
계속 더 놀아보시고 떼를 써도 일관되게 원칙을 지켜나가시면 아이가 무작정 떼를 쓰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모처럼 아이와 잘
놀아주는 경우에는 아낌없이 칭찬해 주고 고맙다는 표현을 해 보십시오. 아이와 다는 표놀아줘야 하는지 그 방법을 남편이 모른다면 요령을 가르쳐
주시 모처럼 피곤해서 몸을 움직이기 싫어한다면 남편이 환자가 되고 아이가 의사가 되는 병원 놀이도 좋고 남편의 몸이 장남감이 되는 놀이나 책
읽어주기도 좋습니다. 남편이 자발니다. 아이와 놀아 줄 것을 기대하지 말고 남편에게 부드럽게 요청해 보십시오. 원하는 것을 구체니다., 기분
좋게 요청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집니다.
“내가 저녁 준비할 동안 30분만 아이와 레고놀이 좀 해 줄래요? 애가 그걸 무척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말입니다.
경제적인 형편이나 상황이 어떠신 지는 모르지만 맞벌이 때문에 아이와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신다면 맞벌이를 진지하게 재고해 보실 필요도 있습니다. 그리고 둘째를 낳는 것도 남편과 상의해 보실 수 있겠죠. 그러나 한 아이를
키우기도 어려운데 성급한 결정으로 문제가 더 커지지 않도록 여러 가지로 꼼꼼하게 따져 보고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미즈코치11월호 [필자]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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