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두 살 터울 초등학생 남매입니다. 어릴 때는 친구처럼 잘
놀았는데 둘째인 딸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부터 눈만 마주치면 싸웁니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도 그냥 오빠가
싫다 나도 너 싫다 하며 티격태격합니다. 도대체 아이들이 왜 이러는
건가요?
[답변] 아이들이 싸우는 것은 성장과정의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자녀가
하나라면 싸울 수도 없겠죠. 부모의 사랑과 물건, 장난감과 음식, 공간 등 많은 것을 공유해야하는 형제간에 자기 권리를 주장하고 자신을 방어하며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상호작용이기도 합니다. 싸움은 그 자체만으로 좋다, 나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며 싸움을 통해 얻는 것도 있습니다.
타협하고 협상하는 기술을 익혀 또래와의 갈등 상황에 적용할 수도 있고 타인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데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동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부터 더 많이 싸웠다니 몇 가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형제간의 싸움은 연령이나 연령차, 성차, 그리고 자녀의 기질에도 영향을 받는데 연령차가 적을수록 그리고 동성보다는 이성간에 더
많은 갈등을 겪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급격한 환경 변화와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 탓일 수도 있구요. 친구나 선생님이 다르고 다른
사건을 경험하다보면 남매간의 공유 활동이 줄면서 또래 친구들의 영향을 더 받습니다. 초등학생이 되면서 성별에 따라 다른 옷, 다른 놀이 등,
성역할 고정관념이 더 뚜렷해지기도 하구요. 부모님의 태도나 반응에 문제는 없는지, 무엇보다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부모가 성급하게 개입하는 것은 자제하십시오. 때로는 아이들이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싸우기도 하고 부모가 개입할만한 갈등 상황을 일부러 만들기도 합니다. 부모가 개입하면 서로 타협하고 협상하는 사회적 기술을 익힐
기회나, 힘의 균형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셈이 되니까요. 특히 여자 아이라고 동생만을 편들거나 큰 아이를
체벌하면 더 싸울 수도 있습니다. 단, 욕이나 막말을 하거나 신체적인 싸움으로 번질 때는 부모가 개입하여 효과적으로 싸움을 중지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입장이나 감정을 읽어주는 시범을 보이거나 해결 방법을 제안할 때, 원칙이나 약속을 일깨워 줄 때 개입하시는 건
무방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모두 다 똑같이 사랑한다는 믿음을 주시기 바랍니다. 싸움에 대한 규칙을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구요. 무엇보다 일관성을 잃지 마시고, 사이좋게 지낼 때 더 많이 칭찬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담]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남아선호사상이 무척 강하십니다. 어떤 일이든 손자 먼저 챙기시고 좋은 것은 무조건 아들아이 차지입니다. 저와 남편은 딸과 아들을 공평하게
대하려 노력하지만, 딸은 불만이 많습니다. 이제 6학년인데 사춘기인지 요즘엔 할머니 앞에서 말을 잘 안 하고, 할머니가 거실에 계시면 방에서
나오지도 않습니다.
[답변] 올해가 2010년,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어머님은 아직도 아들, 아들 하는지 이해가 안
되시겠죠. 그리고 그것 때문에 우리 딸아이가 상처받는다고 생각하면 어머님도 밉고 ‘당신의 어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남편도 원망스러우실
겁니다. 하지만 누구를 비난하고 원망하거나 시어머니의 사고방식을 바꿔놓으려고 하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딸아이의 상처를
줄이고 그 상처를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그 지혜를 가르쳐 주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시기 바랍니다.
먼저 남편과 한 팀이 되어 따님에게 ‘누구보다 너를 사랑한다는 믿음’을 주시기
바랍니다. 아들 딸 구별 없이 엄마, 아빠는 똑같이 너희들을 사랑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주실 수 있다면 따님의 상처는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왜 아들, 아들 할 수 밖에 없는지, 그 시대적인 배경과 그 시절의 가치관에 대해서 딸아이에게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를
잇는 아들을 못 낳으면 첩을 들여도 문제 삼지 못했고 아들을 낳아야 비로소 그 집안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그 시대의 아픔을 적절한
사례를 들어 얘기해 주십시오. 그리고 손자만을 챙기는 할머니 때문에 상처받은 딸아이의 마음을 최대한 읽어주고 깊이 공감해 주시기
바랍니다.
“할머니가 아무리 그래도 어디 버릇없이 할머니한테 그래.” 하고 버릇부터 고쳐
놓으려는 태도는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공감부터 해 주십시오. 충분히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부모님이 공감해 주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있는 나이니까요.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할머니, 선생님, 직장
상사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요.
그리고 시어머님께 ‘손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딸아이의 심정을
조금만 읽어 주십사’고 정중히, 그리고 간곡하게 부탁해 보십시오. 또한 초등학교 6학년이면 부모와도 거리가 멀어지는 시기이니 발달심리나 사춘기에
대한 지식을 갖고 모든 원인을 시어머니 탓으로 몰아붙이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출 처] 미즈코치 4월호
가정경영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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