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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가족’ ( 강학중 / 가정경영연구소 소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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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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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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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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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고, 성년의 날과 부부의 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가정은 따뜻한 보금자리요 영원한 안식처라고 얘기들 하지만 그런 가정이 없는 사람도 많다. 영원히 구조 조정 안 하고 내 편이 되어줄 것 같은 가족, 바람에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빨래집게 같은 가족이 되어 줄 거라고 기대들을 하지만 그런 가족이 없는 가정도 많다. 지옥 같은 가정, 원수 같은 가족도 있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신문과 텔레비전에 오르내리는 끔직한 사고, 사건 앞에서 우리는 할 말을 잃는다.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5월, 가정의 달에도 가출, 폭력, 학대, 유기, 방화, 착취, 자살, 그리고 살인까지 벌어지는 공간이 바로 가정이다. 그리고 그 가해자가 다름 아닌 가족인 경우가 많다. 가족은 이렇게 너무나 다른 두 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건강 진단을 받듯이 이런 끔찍한 불행이 우리 가족의 일이 되지 않기 위해서 평소에 우리 가족의 모습은 어떤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불행한 가족은 그 모습이 참으로 다양하지만 행복하고 건강한 가족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에는 사랑과 믿음, 칭찬과 격려, 배려와 존중이 넘친다. 비싼 가구와 가전제품, 화려한 인테리어로 집을 어떻게 장식할 것인가 고민하기 전에 사랑과 믿음, 칭찬과 웃음으로 우리 집을 채울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비결이다.
둘째, 대화가 있는 가정, 말이 통하는 가족이다. 마음을 열고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며 공감할 수 있다면 많은 갈등이나 문제를 줄여나갈 수 있다.
셋째,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그 순간을 즐기는 가족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족 식사일 수도 있고 취미나 운동일 수도 있으며 또 다른 여가 활동이나 여행, 가족 행사일 수도 있다.
넷째, 감정과 분노를 조절할 줄 알고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는 가족이다. 행복한 가족이라고 해서 문제나 갈등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역기능적인 가족은 문제나 사건, 사고 앞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며 무시하고 경멸하면서 상처를 키우고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가족은 공통의 가치관과 신념, 종교를 가지고 있는데 이와 같은 특성을 우리 가족은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 진단해 보고, 있는 그대로 서로를 존중하고 인내하고 헌신한다면 천국이 따로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가족이기주의나 지나치게 가정 중심적인 사고방식은 경계할 일이다. 내 자식, 내 가족만 잘 되면 만사형통이 아니라 모두가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어야 우리 가족도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가정과 가족이 우리 자녀와 우리 가족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급변하면서 초혼으로 맺어진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한 지붕 밑에서 함께 먹고 자는 사람들이라는 ‘가족’의 의미도 도전받고 있다. 재혼가족, 한부모가족, 무자녀가족, 따로 떨어져 사는 분거가족, 피를 나누지 않은 입양가족, 그리고 국제결혼으로 맺어진 다문화가족까지 가족 형태도 매우 다양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과 거리가 있다고 하여 문제가족이나 결손가족으로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그리고 값싼 동정심이나 지나친 배려 또한 환영받지 못한다. 부정적인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버리고 일반적인 가족의 하나로 인정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 문제를 그 부부의 문제, 개별 가족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우리 문제, 우리 사회나 국가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2010년 가정의 달, 또는 5년 후, 10년 후의 행복한 우리 가족을 위해 오늘 내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되돌아보는 가정의 달, 5월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출 처] 미즈코치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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