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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농사, 어떻게 지을 것인가 ( 강학중 / 가정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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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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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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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8년째를 맞으며 부부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때론 다투기도 하고 언성 높여가며 이혼을 들먹거리기도 하지만, 부부만한 인간관계가
또 있을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사랑스러웠던 자식들도 자기 짝을 찾으면 떠나게 마련이다. 친구나 직장 동료, 이웃들도
부부처럼 한 지붕 밑에서 함께 먹고 자는 사이는 아니다.
_자식농사에 앞서 부부농사가 먼저
그러나 서로 사랑해서 스스로 선택한 결혼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늘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식 문제로
시작한 싸움이 서로에게 상처를 내기도 하고, 양쪽 집안 갈등으로 시작한 불화가 부부 사이를 갈라놓기도 한다. 부부는 한 팀이라는 생각으로
두 사람만 힘을 합쳐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도 부부싸움을 가족 해체로 까지 악화시키는 사람들도 있다.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면서
화목하게 사는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평균 수명이 길고 질병에 걸릴 확률도 훨씬 낮다는 것이 일관된 연구 결과다. 자식 잘 키우려면
어찌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자식농사에 앞서 부부농사에 먼저 투자하라고 얘기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만들어내는 사랑과 믿음을 먹고
자란다. 자녀들에게는 부모가 바로 환경이고 모델이다. 화목한 가정에서 존중받고 사랑을 듬뿍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성적이 뛰어나고 교우관계도 원만하다는 연구 결과는 부부가 가족생활의 출발점이며 가정의 기둥임을 얘기해 주고 있다. 그리고
부모님께 효도하기 위해서도 부부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 주례를 설 때마다 부모님을 위한 최고의 효도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사는것이라고
강조한다. 그것이 효도의 기본이자 출발이기 때문이다.
-깊이 있게 대화하고 화해의 기술 발휘해야
부부농사는 벼락치기가 안 된다. 십수년, 혹은 몇십 년 지어온 부부농사가 흉년인데, 비싼 레스토랑에 가서 촛불 켜
놓고 와인으로 러브샷을 나눈다고 하루 아침에 두 사람의 부부농사가 풍년이 될 수는 없다. 그럼 부부농사를 잘 지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두 사람만의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좋다.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나 운동이 있으면 더욱 좋고, 아무리 바쁘고 피곤하더라도 대화의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 두 사람의 속내를 털어놓아야 한다. 일상적인 얘기뿐 아니라 서로의 생각과 느낌, 욕구와 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야
진정한 부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부부싸움을 잘 할 필요가 있다. 파괴적인 부부싸움이 아니라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부부싸움은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주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부간에 몇가지 원칙과 약속이 필요하다. 그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으며 이혼을 들먹거리지 않는다. 아이 앞에서는 싸우지 않는다, 과거사는 들추지 않는다 등...아울러 이런 원칙을
어겼을 때의 벌칙까지 부부가 합의해 놓으면 더 좋을 것이다.
부부싸움을 한 후에는 화해를 잘 해야 한다. 화해하자고 내미는 한
쪽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쳐버린 탓에 파국을 맞는 부부를 가끔 본다. 조건 없이 내미는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화해의 기술이 파국을 막는
비결이다. 내가 선택한 배우자, 우리 아이의 아빠이자 엄마인 사람, 앞으로도 몇 십 년을 함께 살아갈 둘도 없는 나의 친구, 그 얼굴을
쳐다보면서 뜨겁게 연애하던 시절이었다면 내가 이 사람을 어떻게 대했을까를 생각해보자. 가장 소중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소홀하게 대접하고
예의를 앓은 적은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부부농사에 정답이나 완벽은 없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서로 인내하면서 노력하는
토양에서만이 부부농사의 풍년을 기대 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출 처] 미즈코치
2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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