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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도 경영이다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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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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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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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라는 단어를 얘기하면 대부분 기업 경영을 떠올리지만 요즘은 다양한 분야에서 경영 마인드를 강조하고 있다. ‘병원 경영’, ‘학교 경영’, ‘국가 경영’, 더 나아가서는 감성 경영, 자기 경영, 행복 경영 등등......
아주 오래 전, 농경사회에서는 ‘가정 경영’, 이런 개념이 없어도 사는 데에 큰 지장은 없었다. 같은 마을에서 태어난 봉구와 점순이가 부모님이 짝지어주는대로 만나 결혼하여, 평생을 같은 마을에서 농사만 짓다가 생을 마감하는 단순한 사회였기 때문이다. 설사 부모가 집안 살림이나 자식 교육에 좀 부족하여도 그 모자라는 부분을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나 숙모 등 친척들이 보완해 주던 시대였다. 그러나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사회여서 세계적인 경제 공황이나 실직, 부도, 사이버 폭력, 성매매, 가출, 이혼, 자살 등, 상식적인 판단으로 풀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들이 많아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가족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이다.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전략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광고가 늘고 가족을 타겟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이 주목을 받는다.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직원들의 가족이 행복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친가족적인 정책을 펼치는 기업이 늘고 있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아무리 사회적으로 출세하고 성공한다고 해도 가정이 평화롭지 않고 자식농사에 성공하지 못하면 노후가 행복해질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업들이 한 해 살림을 결산하고 2009년 새해 사업 계획서 작성에 분주한 요즈음, 우리 가정살림의 올 한 해를 돌아보며 내년 365일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각자의 목표도 있겠지만 부부 공동의 목표나 가족의 목표를 위해 가족회의를 통해 공통분모를 발견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기업의 채용관리와 가정에서의 배우자 선택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왜 가정에서도 경영 마인드가 필요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기업이 한 명의 신입 사원을 뽑기 위해 들이는 엄청난 투자를 생각해 보자. 채용 공고에 이어 입사 지원서 및 자기 소개서, 자격증, 졸업장, 추천서 등 요구하는 서류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게다가 필기 시험이나 실기 시험, 몇 차례의 면접, 적성 검사, 신체 검사 그리고 합숙 교육까지......
그러나 그런 막대한 노력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 채 안돼 그만두는 신입사원이 30%를 넘는다니 한 평생을 함께 살아야하는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과 노력이 필요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기업의 채용 관리를 배우자 선택에도 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 경영을 위한 전략과 기법 중,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한 밸런스 경영, 지속가능 경영, 윤리 경영, 투명 경영은 비단 기업경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정에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 부부나 가정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부모가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세상의 손가락질 받는 것을 자식들이 안다면,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배우자를 속인다면 그 가정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사랑이 부족해도 부부는 살 수 있지만 신뢰가 깨지면 부부는 더 이상 살기가 어렵다는 것이 오랜 상담 경험을 통한 나의 생각이다. 서로의 믿음에 금이 가지 않도록 투명경영을 생활화하는 것이 문제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그리고 요즘 윤리경영이 기업의 화두가 되었지만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도 가정에서의 윤리경영은 필수적이다.
예전엔 가정 주부의 역할이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것인 줄 알았다. 그것도 요즘은 전기 밥솥이나 세탁기나 진공 청소기가 대신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 남성이 많다. 집안일과 가족을 보살피는 그 수고의 가치를 모르고 사회적으로도 평가해 주질 않았다. 자동차 사고가 나면 전업 주부의 가사 노동 가치를 금전적으로는 일용직 노동자의 임금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니 가족들조차 아내와 엄마의 수고에 대해 분담하며 감사할 줄 모르고, 당연한 것으로 받기만 하고 그 고통을 방임해 왔던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은 남녀가 함께 분담하는 맞벌이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집안 살림과 아이 키우는 일은 여성들 몫이 되어 주부들의 어깨를 누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한 가정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가꾸는 것이 주부 한 사람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자각하자. 부부가 가정의 공동대표, 가정 경영의 CEO가 되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함께 나눠야 할 때이다. 그리고 주부들 역시 가정의 최고경영자로서 좀더 자신의 전문성에 당당해져야 한다. 부모가 서로 존중하고 화목하게 사랑하면서 사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혼수품이요 유산이다. 그 어떤 시련이나 고난이 닥치더라도 행복한 가족은 그 고통을 극복해낼 수 있는 원동력임을 잊지 말자.
[출처] 미즈코치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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