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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5일, 8일 그리고 21일!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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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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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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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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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에 연휴까지 겹쳐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한 달이 될 것 같다. 게다가 근로자의 날, 석가탄신일, 스승의 날까지 끼어 있어 5월 한 달을 노리는 상혼이 기승을 부린다면 늘어나는 지출로 고민하는 가정도 많을 것이다.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보자는 5월이지만 가족간의 갈등과 불화가 늘어날 소지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두 사람이 사랑으로 하나가 되자는 의미의 5월 21일, 부부의 날이 있지만 어찌 그 날만 중요하겠는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 소홀했던 것을 특정일에 유독 물질적인 것으로 보상하려고 드니 무리가 따르고 부작용이 생긴다. 주는 것이니 받고 베푸는 것이니 고맙다고는 하지만 왠지 어느 한 구석이 허전해지는 경우도 많다.
어버이날만 하더라도 카네이션 달아 드리고 용돈 몇 푼 드리고 선물 드리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바쁜 일정을 쪼개어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어버이날에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면 그 전이라도 좋다. 옷 한 벌을 사다드리는 것이라도, 무슨 옷을 사다드려야 좋아하실지 몰라서 돈으로 드린다고 편리함만을 내세우지 말고 부모님을 모시고 나가 함께 옷을 고르고 잘 어울리는지 보아드리는 수고를 아끼지 말자. 가는 도중에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옷을 고르고 난 뒤 맛있는 식사라도 대접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혼자 다니시기가 엄두가 잘 나지 않는 연령의 부모님이라면 더욱더 외출의 기쁨을 맛보시게 하자. 그러나 정말 외출하기를 꺼려하고 돈으로 받기를 원하시는 부모님이라면 자식의 편리함이 아닌 부모님을 위해 그 뜻을 따라야할 것이다. 더러는 본가와 처가와의 공평성 때문에 다투는 부부도 있지만 서로 역할을 바꿔 배우자의 부모님을 챙기는 것도 또 하나의 지혜다. 그리고 같은 날에 양가 부모님께 모두 인사드리기가 곤란하다면 미리미리 날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날을 챙기는 자녀들을 둔 부모라면 5월 5일도 또 하나의 부담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물로 받기를 원하겠지만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이 그 어떤 선물보다 기쁘고 값지다는 얘기를 자녀들이 본인의 입으로들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모두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아이들의 기억 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어린이날 선물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운 여가는 꼭 돈으로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출하지 않고 큰 돈 들이지 않고, 진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이벤트를 연구해 보면 의외로 깜짝 놀랄 아이디어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의 요구에 질질 끌려 다니며 무리한 지출로 고생하는 것도 이젠 자제할 때다. 어린이날은, 채권자인 자녀들에게 채무자인 부모가 빚갚는 날이 아니다. 부모의 베풂에 감사할 줄 아는 자녀, 집안 형편이 쪼들리는 경우라면 고통을 분담할 줄 아는 자녀들로 키우는 것이 먼 훗날을 위한, 정말 값진 어린이날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꽃바구니나 비싼 외식, 깜짝 이벤트로 하루를 때운다는 식의 ‘의무방어전’이 아닌 진심과 진심이 통하는 부부의 날을 기획해 보자.
특정일을 위한 이벤트나 시도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 지나친 상술로만 폄하하는 사람들이 평소에도 소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술에 휩쓸려 줏대를 잃는 일이 아니라면 무슨 데이니 무슨 날이니 하는 날에 그런 명분으로 가족간의 사랑을 표현해 보는 것도 일종의 학습이요 연습이다. 그러나 그런 특정 기념일 전에 우리의 가족 관계를 미리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정일의 특별한 선물이나 외식, 이벤트가 더욱 값질 수 있으려면 평소에 그런 관심과 사랑을 지속적으로 표현하고 쌓아나가야 한다. 갈등과 불화가 있었다면 사전에 전화나 이메일, 문자 등으로 그 앙금들을 먼저 푸는 것이 좋다. 누구의 잘못이냐를 따지며 자존심 내세우지 말고 조건없이 먼저 손 내밀어 화해하고, 화해하자며 내미는 손을 열린 마음으로 조건없이 잡을 수 있다면 가정의 달, 5월이 더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5월 5일만 어린이날이 아니라 매월 5일을 어린이날로 자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면, 매월 8일과 매월 21일을 우리 가정의 어버이날, 부부의 날로 기념할 수 있다면 1년 365일 온 가족이 함께 웃을 수 있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
[출처] 가족이야기 08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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