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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과 가족전략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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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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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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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입는 걱정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쌀밥 한 그릇 배부르게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시절, 명절이나 되어야 고기 맛을 볼 수 있었던 배고픈 시절이 있었다. 대책없이 자식들을 줄줄이 낳았던 그 시절의 부모들은 저출산으로 고민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 눈엔 영락없는 야만인들이었다. 그래서 먹는 입 하나를 줄이기 위해 딸 자식을 식모살이로 보내거나 공장으로 보내 돈을 벌게 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딸 자식을 대학에 보내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고등학교에 보내는 것도 사치였다. 아니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장남을 대학에 보내 출세하게 한 다음 장남을 위해서 희생했던 모든 가족들을 보살피게 하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
기업 경영에서의 ‘경영전략’이라는 개념을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가족 전략에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평소의 나의 주장이다.
가족의 연령, 직업, 경제 상태 그리고 그 동안의 가족관계에 따라 가족전략은 그 가족 수만큼이나 다양할 수 있다. 설사 모든 조건이 거의 같다고 하더라도 그 가족이 당면한 가족문제에 따라 가족전략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고3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라면 어떤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까?
최대한 수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전략, 대학 입시에 관련된 정보를 폭넓게 수집하고 정리해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전략, 또는 자녀들의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비에 투자할 수입을 높이는 전략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책을 전혀 읽지 않고 컴퓨터와 텔레비전에만 빠져있는 초등학생을 둔 부모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전략도 몇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전략,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는 것들을 제거해 주는 전략, 아니면 독서 능력을 키워주는 전략 또는 책을 많이 읽으면 그에 따라 보상을 해주는 전략 등등......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는 것들을 제거해 주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하더라도 그 목표는 다 다를 수가 있다. ‘컴퓨터를 아이들 방에서 거실로 옮기기’, ‘컴퓨터 사용 일지를 쓰게 하기’, ‘컴퓨터 사용 시간은 주중에 하루 1시간, 주말 6시간을 넘지 않게 하기’, ‘1주일에 하루를 텔레비전 안 보는 날로 정하기’, ‘보고 싶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정하고 정해진 시간에 그 프로그램만 보기’, ‘아이들 책 읽을 때 부모도 텔레비전 보지 말고 함께 책 읽기’ 같이 다양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치매에 걸리신 부모님을 봉양하는 문제를 예로 든다면 경제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부모님을 어떻게 모시고 그 부담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분담 전략’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아니면 부양을 둘러싼 갈등과 오해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원만한 의사소통 전략’으로 그 방향을 잡을 수도 있고 부모님의 사망과 그 사후 처리에 따르는 문제를 예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목표를 세울 때에도 몇 가지 원칙이 있어야 한다. 대단히 구체적일 것, 실현가능할 것, 그리고 목표 달성 여부가 측정 가능한 것일 것, 마지막으로 목표 달성 시점을 반드시 정할 것 등이다.
그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가족회의를 개최하기도 하는데 생산적인 가족회의를 위해 진행자를 정하고 회의 규칙을 미리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사람이 지나치게 얘기를 독점하지 말자, 남의 말을 끊지 말자, 주제와 부합되는 얘기만 하자, 과거 일을 들추지 말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얘기로 초점을 맞추자, 남의 얘기를 경청하자’ 등등......
한 번의 가족회의로 결론이 안 나는 경우 과제를 주고 다음 가족회의에서 다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얘기를 꺼내면 그 의견은 무슨 문제가 있고 왜 말이 안되는지를 부정적인 쪽으로 평가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다양한 의견, 엉뚱한 생각들을 끌어내고 북돋울 수 있는 브레인스토밍 기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을 수립하고 목표를 세운 다음 각자의 역할을 약속했으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신의 의무를 실행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처방전을 받고 좋은 약을 받아온들 먹지 않으면 병이 낫지 않듯이 실행에 옮기지 않고 논의로만 끝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가족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 우리 가족이 가지고 있는 가족자원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태도도 필요하다. 의외로 활용할 수 있는 가족자원이 많음에 놀랄 때도 있다. 부족한 부분이나 갖지 못한 것에 불평하지 말고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목표 달성을 축하하는 가족 모임도 멀지 않을 것이다.
[출처] 가족이야기 2008.4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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