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나시겠습니까? 남편이 한심하기도 하고 저런 사람 믿고 살아갈 날을 생각하면 답답하기도 하고…. 그러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땅인지 남편인지, 원망스러운 아주버니에 대한 나의 화풀이인지 말입니다. 뺏긴 땅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넘겨주어야 할 땅의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그 땅이 없이도 살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냉정하게 판단해 보십시오.
아주버니가 그 땅을 포기할 사람이 아니고, 법적 투쟁을 해서라도 내 몫을 찾을 생각이 아니라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또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시고요.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남편이 원망스러워서 남편의 입장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겠지만 남편과 나, 둘 중에 누가 더 힘들까도 한 번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형님이기 때문에 대놓고 따지지도 못하고 가정의 화평을 위해 억울하고 속상한 자신의 고통을 참아내고 있는 남편에게 아내마저 비난의 화살을 쏘아댄다면 남편의 심정이 어떨까를 생각하며 어루만져줄 수 있는 아내가 될 수는 없을까요?
물론 가정의 평화를 위해 여성이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얘기는 결코 아닙니다. 이런 문제를 상담으로 풀기 위하여 이렇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라면 육십을 넘긴 남편에게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지를 아실 것 같아 조심스럽게 여쭙는 것입니다. 남편의 고통에 대해서 귀기울여 들어주고 그 심정을 읽어준 다음, 시집밖에 모르고 항상 우선순위에서 아내를 제외시키는 당신 때문에 얼마나 힘들고 분했는지를 남편에게 얘기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한두 번의 대화로 그런 앙금이 금세 풀리지는 않겠지만 다음에도 이런 문제로 불화를 키우지 않으려면 그 과정을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남편의 말로만 ‘미안하다. 다시는 그런 일 만들지 않겠다.’라는 다짐으로 그치지 말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사는 형제간에도 어떤 예의가 필요하고 얼마만큼의 거리가 필요한지 분명한 원칙을 서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형제간의 우애가 두 분의 사랑이나 신뢰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면 그것은 이미 진정한 형제애라고 볼 수 없습니다. 나이 육십을 넘기며 겪는 이런 위기를 노후의 부부애를 다지는 계기로 삼으신다면 지금의 고통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남편을 곤경에 내몰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결책에서 두 분을 더욱 더 멀어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차근차근 순서를 밟아나가는 지혜를 발휘하여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실 수 있도록 남편과의 대화를 먼저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