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숙·가명 33세)-
A한 가정을 이루고 두 아이의 아빠와 한 여성의 남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분화’가 안 되고 지나치게 어머니와 밀착이 되어 있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군요. 더러는 이런 남편을 둘도 없는 효자라고 칭찬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문제로 아내와의 갈등을 일으키고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소홀하다면 바람직한 효자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효도는 우리가 계속 계승해 나가야 할 덕목이긴 하지만 아랫사람의 의무만을 강조하는 일방적인 효도가 아니라 이 시대에 맞는 진정한 효도의 의미를 재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먼저 4남매를 혼자서 키워 주신 어머니에 대한 사랑, 안쓰러움, 의무감, 죄책감 등 남편이 시어머니에 대해서 느끼는 복잡한 심정을 먼저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매주 시댁에 가는 것이 지나치다면 격주나 한 달에 한 번씩으로 횟수를 조절해 보십시오. 또한 매번 자고 오는 것이 마음에 걸리면 그날 갔다 그날 돌아오는 것으로 조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홀로 사시는 어머님에 대한 도리는 아들만 해야 되는 것은 아니니만큼 누나들과 분담하는 것도 문제 해결 방법이라고 봅니다. 물론 그런 과정 속에서 시어머니가 서운해 하시기도 하고 며느리에 대한 불만도 나타내시겠지만 시어머니를 조금도 서운하게 하지 않고 문제를 푸는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결혼 전의, 아들과 어머니의 관계도 아들이 결혼한 후에는 조정이 되어야 합니다.
아들로서의 도리만 지나치게 챙기는 남편 때문에 다툼도 많았으리라고 보는데 본인의 서운함과 불만을 어떻게 표현하셨는지도 되돌아 보십시오. 자기 나름대로 효도한다고 생각하는 남편을 비난하거나 공격한 적은 없는지, 그리고 남편 또한 며느리로서의 도리도 안 하는 못된 여자로 아내를 몰아세운 적은 없는지 대화를 통해 풀어 보시기 바랍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도했던 방법들이 비효과적이거나 잘못되었다면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문제가 더 커지기만 할 뿐입니다. 아내가 못 다한 도리를 나라도 더 잘 해야지 하는 마음에 남편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남편이 요구하고 불평하기 전에 내가 먼저 시어머니께 전화도 드리고 찾아뵐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그리고 친정 부모님께 소홀한 남편에게 나의 서운한 감정을 부드럽게 전하고 기분 좋게 요청해 보십시오. 내 부모님께 잘 하는 아내를 위해 처가에 좀 더 잘 하려고 노력하는 남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 두 분 사이에는 별 문제가 없다니 조금만 노력하신다면 지금의 갈등이 오히려 더 큰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