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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학중의 사는 이야기9 - 작심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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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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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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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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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1㎏ 정도 줄이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을 거라는
내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유월 한 달, 먹는 것도 꽤 신경 써서 줄이고 틈틈이 운동도 한다고 했지만 누군가를 만나 저녁 먹고
술이라도 한 잔 하는 날이면 그 원칙이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늘었다 줄었다를 몇 번 반복했지만 월초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는 몸무게 앞에서
내 결심도 무너져 칠월 한 달은 생각 없이 먹고 운동도 하지 않았다. 와이셔츠를 입으면 목이 답답하고 바지를 입어도 편치 않았다. 샤워하고 나서
맥주 한 잔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고 시원한 팥빙수가 날 부르는 소리를 외면하기가 쉽지 않았다. 컴퓨터나 텔레비전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들 녀석에게 운동도 하고 먹는 것도 좀 조절하라는 나의 얘기가 설득력이 있을까, 부끄러웠다. 한때 몸무게가 78.8㎏이나 나간 적이
있었다. 과체중 정도가 아니라 비만이었으며 비만은 질병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기에 비상수단을 썼다. 단식에 식사조절, 한의원에서 침까지 맞아가며
65㎏ 정도로 줄였던 것이 4년 전쯤의 일이다. 이렇게 몸이 가뿐한 것을 왜 그리 미련스럽게 건강관리를 안 했을까, 후회하면서 늘인 바지를 다시
다 줄였었다. 그러나 긴장이 풀어지면서 예전처럼 사람들 만나 술 마시고 운동을 게을리 하니 다시 이전의 몸매로 돌아오고 말았다. 팔월
초하루, 다시 ‘작심’의 칼을 꺼내들었다. “작심삼일이면 어떠냐, 작심을 백 번 정도 하면 1년도 버틸 수 있다”는 평소의 내 주장을 아내가
놀리지나 않을까 눈치가 보였지만, 집 앞의 탄천이라도 걷자는 내 제의에 아내는 반갑게 따라나섰다. 등산도 해 보고 골프도 해 봤지만 걷기와
수영이 자기에게 가장 맞는 운동이라고 아내는 얘기했었다. 75㎏인 몸무게를 69㎏까지, 한 달에 1㎏씩 줄이기로 한 유월 계획에 다시 도전하기로
하고, 식사량을 줄이고 매일 아내와 함께 걷겠다고 약속했다. 한 달에 10㎏ 감량, 체중이 줄지 않으면 모든 비용을 다 환불해주겠다는
광고에서부터 온갖 다이어트 방법, 단식원, 지방흡입술 등등이 비만인 사람들을 유혹하지만 적게 먹고 꾸준히 운동하는 방법 외엔 뾰족한 비결이
없음을 안다. 일시적인 체중 감량에는 성공하더라도 유지가 안 되면 별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건강만 해치고 만다. 생활습관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지 못하고 즉각적인 효과나 편법에 매달리면 실패만 되풀이할 뿐이다. 더러는 무리한 방법으로 몸무게를 줄이다 목숨까지 잃는
여성들을 보며 지나친 외모지상주의와 상업주의의 결합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고도비만은 방치해서는 안 될 질병이며 자식들에게까지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부터 모범을 보일 일이다.
다시 운동을 하기로 하고 아내와 함께 나선 집 앞의 탄천, 이 저녁에 분당
사람들이 다 나와 있는 건 아닐까 싶을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혼자서도 꾸준히 운동을 잘하는 아내지만 함께 할 사람이 있어서 좋고 그
사람이 남편이어서 더욱 좋다는 아내의 얘기에 ‘왜 진작 이런 시간을 좀 더 내지 못했을까’ 싶어 양심에 찔렸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취미를 한 가지씩 만들어보라고 권유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그것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하루 동안 지냈던 일, 아이들
얘기, 강아지 얘기 등 참 많은 얘기를 나누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았다. 손을 잡고 지나가는 부부,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함께 타는
가족, 손자 손녀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온 할아버지, 할머니, 농구를 즐기는 젊은이들, 모녀지간으로 보이는 사람들, 이웃이나 친구처럼 보이는
사람들…….
아내와 참 많은 것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위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위해서라도 이번
계획은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도록 허리띠를 다시 졸라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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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먼타임스 2006-08-12
[278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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