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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학중의 사는 이야기3 - 지혜롭고 아름답게 나이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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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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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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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롭고 아름답게
나이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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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사는 친구가 부부 함께 저녁이라도 같이 하자고
전화를 했다. 고급 음식점은 아니지만 자기가 다니는 헬스장에 깔끔한 집이 있다고 해서 약속 장소로 나갔다. 창밖으로 푸른 정원이 보이는 실버타운
속의 식당이었다. 50여 세대의 입주민들에게는 하루 세 끼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헬스장 회원들은 할인 혜택을 주는, 외부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한식, 일식, 중식을 인공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깔끔하게 차려내는 그곳은 외부 사람들에게도 꽤 알려져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았다.
식사가 끝난 후 친구의 안내로 헬스장과 부대시설을 둘러보았는데 입주민들에게는 헬스장, 수영장, 사우나 등 모든 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고 노래방, 영화감상실, 독서실은 물론 요가, 수영, 스포츠댄스, 골프 등 모든 강좌가 무료라고 했다. 주 2회 청소도 해
주고, 식당에서 제공되는 메뉴뿐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음식을 사전에 주문만 하면 맞춤식 식사까지 제공하는데 월 관리비가 비싼 편도 아니었다.
아이들 결혼시키고 나면 우리도 이런 집에서 살자는 아내에게, 평생 일하는 사람이나 파출부의 도움 없이 살림 잘 살아 주었으니 당신도 나이
들어서는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대답해 주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들으면 뭐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요즘,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무릎이 시원찮아 마라톤을 접은 지는 오래고 등산도 내려오는 길은 편칠 않아 험한 코스는 자제하는 편이다. 돋보기를 받아들인
것도 오래지만 요즘은 중요한 사실을 깜빡깜빡 잊는 경우가 많아 의사를 찾은 적도 있다. 그러나 나이 들면 몸이 예전 같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젊은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는데 그것은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 기득권자로서의 여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취직이나 결혼, 임신이나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젊은이들에 비하면 난 결혼도 하고 아내도 있으며 아이들도 많이 키워놨고 집도 있고,
무엇보다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통해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니 크게 부러운 것이 없다.
그러나 요즘은 보다 아름답고
지혜롭게 나이 들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첫째,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건강을 위해 무언가를 매일, 의도적으로
계속할 것, 그것이 나와의 첫 번째 약속이다. 또한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고 애쓴다. 아무리 바쁘고 시간이 없고
피곤하더라도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스포츠댄스를 몇 달 하다 시간이 맞질 않아 그만두기는 했지만
함께 탄천을 다시 걷자고 했다. 그리곤 아이들을 떠나보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들 곁을 떠날 아이들이 제대로 자기 힘으로 설 수
있도록 심리적인 이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주일을 꼬박꼬박 챙기질 못해 부끄럽지만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성경도
더 자주 읽고 기도도 더 열심히 하면서 남에게 무언가를 베풀 수 있는 봉사를 생활화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돈 역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언제까지 살 것인지가 불투명해진 요즘, 보다 장기적인 재무관리 계획을 세워놓고 재테크 상식도 키워나가야겠다.
아직도 열심히 몰두할 수 있는 일을 가진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60대에는 주 4일, 70대는 주 3일,
80대는 주 2일, 90대는 주 1일 근무하면서 일을 놓지 않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보는
요즈음이다. |
[출처] 우먼타임스 263호 200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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