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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질별 눈높이 육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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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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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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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질별 눈높이 육아
명절이나 생일, 집들이, 여행 등 가족이 함께 모이는 자리만 되면 고집을 피우고, 말썽을 부리는 자녀들로 인해 골치가 아프다는 부모들이 맣다. 늦게 출발한 귀성길로 마음이 급한데 새 옷은 안 입고 헌 옷만 고집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운전을 못할 정도로 차 안에서 야단법석을 떠는 아이, 오랜만에 만나는 할아버지의 뽀뽀에 기겁을 하며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다. 할머니가 해 주신 명절 음식을 토해 버리거나, 장난감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고, 텔레비전 채널을 돌렸다고 고함을 지르고 떼를 쓰기라도 할라치면 부모조차 이성을 잃고 흥분하기 십상이다. 또 놀아주지 않는다며 엄마 아빠 뒤를 쫓아다니는 아이, 바뀐 잠자리 때문에 부모님의 잠을 설치게 만드는 아이 앞에서는 그야말로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자녀를 이해하고 지혜롭게 대처하자.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라고 해서 매일 부모를 괴롭히거나 무조건 반항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조금 특별하거나 강한 기질을 타고 나 부모를 힘들게 할 뿐이지, 아이들이 그러한 기질을 선택해 태어난 것도 아니다. ‘전생에 뭘 잘못해서 이런 골칫덩이를 낳았나’ ‘임신 중에 내가 뭘 잘못한 걸까’하고 고민하는 부모도 있겠지만, 아이들의 기질은 유전적인 요소가 강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때문에 아이들의 기질이나 성격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지만, 기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지혜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갈등이나 고통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가끔 주부를 위한 강의를 하다 보면 아이를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 아이가 칭얼대거나 소란을 피우면 황급히 그 자리를 빠져나가는 주부가 있는 반면, 아이가 떠들거나 뛰어다니고, 심지어 단상에 올라와 돌아다니는 데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신경한 주부도 있다. 이렇게 약 90분 정도의 성인들 강의에는 아이와의 동행은 삼가야 하며, 또 장시간의 자동차 여행이나, 남의 집을 방문할 때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인형, 책, 카세트 테이프를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낯선 것은 무조건 싫다고 거부하는 아이를 수영장에 처음 데려가는 경우라면, 무조건 겁내지 말라고 달래거나 나무라기보다 아이의 기분을 먼저 이해하고 읽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다른 아이들의 수업을 관찰하게 하고 발끝부터 조심스럽게 물을 묻혀보거나 신나게 수영하는 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그래도 물에 들어가기를 거부한다면 오히려 다음을 위한 여지를 남겨두고 즐거운 기억만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첫 수영 강습, 첫 등교, 첫 시식만 두려워하는 것이기 때문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을 주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식사 시간과 잠자는 시간이 불규칙해 밥상을 치우려고 할 때 밥을 달라고 떼쓰는 아이가 있다면 강제로 먹이는 것보다는 먹지 않더라도 식사시간에는 식탁에 함께 앉아 있도록 규칙을 만들어 식사를 유도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녀 모습을 인정하자.
그리고 아이가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놀 때 에너지를 얻는 ‘외향형’인지, 혼자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때 에너지를 충전하는 ‘내향형’인지 분석해 보고 부모의 성향까지도 고려하여 충돌을 피해가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부모가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해 못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조용히 자기만 있고 싶어하는 아이를 부산하고 시끄러운 환경에 놓아 오히려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고집 센 녀석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의지가 강하고 자기주장을 펼 줄 아는 아이로, 까다로운 아이라고 귀찮아 하기 보다는 신중한 선택을 하는 아이로, 말이 많다고 무안을 주기보다는 호기심이 많은 아들 딸로 존중해 주며, 있는 그대로의 자녀 모습을 인정해 주자.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고 울화통을 치밀게 하는 아이의 그 몰두가 훗날 ‘집중력’이라는 덕목이 될 수 있고, ‘안돼’라는 말에는 끔쩍도 하지 않는 고집불통 녀석을 ‘돼’라는 긍정적인 환경으로 유도하여 욕구를 존중해주면, 자기 일을 독립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성인으로서의 큰 재산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부모의 취향이나 의견을 자녀에게 지나치게 강요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해주고, 기질을 긍정적으로 살려준다면 올해의 자식농사도 풍년이 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필자]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출처] (주)대교 edupia사보 2004년 1,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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