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랑이 올바른 자녀교육
토양"
가난에 시달린
30대 주부가 3남매와 동반자살한 사건에 이어 국내 대표적 재벌그룹 회장의 투신자살 기사가 온통 신문지면을 뒤덮고 있다. 연달아 터지는 비극적
사건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삶 에서의 진정한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를 곱씹게 만들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한 정당후보가 구호로 내걸었던
"여러분,지금 행복하십니까" 가 요즘처럼 헛헛하게 들리는 때도 없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가정의 행복에서 사회의 안녕이 기원한다는 소박한 말이 다시금 힘을 얻고 있다. 1997년 눈높이 학습으로 유명한 학습지업체 대교 사장을 그만두고
2000년 건강한 가정 행복한 가정을 모토로 가정경영연구소를 차린 강학중 소장(47)을 이번주 자녀교육의 취재대상으로 선정한 것도 바로 가정
행복백신을 독자와 나누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떻게 가정경 영을 하면 개인이,가정이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인가.
인터뷰 섭외과정에서 강소장의 응답 전화목소리는 행복을 전염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밝 아 대학생,고등학생 남매를 둔
40대 후반의 가장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정작 만나본 인상도 목소리와 다르지 않아 "행복하십니까"하고 농 반진반 물어보니 3초안에 즉각
돌아오는 대답이 "나의
행복은 현재진행형입니다"이다.(강학중 소장의 이름에 기뻐할 학자가 들어간 것 이 결코 우연이 아닌 듯
싶다).
"그간 우리 사회는 너무 일중심으로 치우쳐 가정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 문제가 있었
지요. 이런 와중에서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했고 요즘은 가정과 일의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사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봐요. 저는 가정과
일이 균형 을 이룬 채 인생예상문제를 다양하게 풀어볼 수 있어 행운이지요. 가족이 제가 하는 일을 믿고 지원해주고,아이들이 바르게 살아가고 있어
고맙고 기 쁩니다.사실 가정경영이나 기업경영이나 공통점이 많아 전연 분리되는 것은 아니죠. 각각 조직원의 사기를 북돋워줘야 하고,장점을
계발시켜줘야 하는 것 등등 공통사항이 많아요."
강소장은 슬하에 시내(21)양과 바다(18)군 남매를 두고 있다. 시내양은 현재
런던대에 진학중이고 바다군은 고3. 장녀 시내양은 스스로 공부를 해 알아서 물흐르듯 자기의 진로를 개척해 나간 케이스. 바다군은 성적이
뛰어나지는 못하지 만 품성이 바르고 교우관계가 원만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수능막바지라 다른 고3집안은 비상경계령이 떨어졌니 어쩌니 하지만
강소장 집만은 무풍지대 (?)다.
"가끔
농담으로 우리애에게 너,고3 맞아하면 아이는 고3부모님 맞으세요하고 농 을 던지지요. 녀석 주위에 늘 친구들이 북적이고,학교 안간다는 소리 한번
안하고….얼마나 고맙고 기특합니까.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기대수준을 한단계만 낮춰도 가정이 행복하고 불화가
없어집니다."
고3인
아들이 아버지가 퇴근할 무렵이면 지금도 화장실에서 까꿍하며 달려 나오고 주말 엔 부자간 씨름경기를 벌인다며 강소장은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한창 예민하다는 사춘기에 부자간에 이만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 가정경영 CEO 로 평가받을 만하지
않나요."
그는
"물도 섭씨 100도에서 끓을 때까지는 기다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많 은 부모들이 조급증을 가진 데서 부모자식간 갈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모든 걸 자녀중심으로 결정하는 게 많아요. 가족 대소사 참여도
시험이라면 무조건 면죄부를 주고,심지어 부부관계도 삭막해지고요. 물론 이것에는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복잡한 요인이 얽혀 있어 부모만을 탓하기
어렵지 만….미 래를 위해서 현재를 모두 유보하거나,부모가 전적으로 희생하는
것은 자녀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요."
강소장은 "사람이
살아나가면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사항을 학창기 자녀에게 모두 대학입학 이후로 유보시켰다가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부모들을 많이 보았다"고
말한다.
강소장이 남매에게 바라는 것은 병원신세 안져도 될만큼 건강하고,남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원만한 성격을 갖추고,경제적-심리적-사회적으로 독립심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
"아버지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아내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만들어내는 집안분위기가 곧 자녀들에겐 환경이며 토양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바로 서고 온기있는 가정을 꾸려 나가면 자녀는 자연히 바로 섭니다. 부모의 행복한 삶은 성공적인 자녀교육과 결코 별개가
아닙니다"
"2030년까지 꾸준히 저술-강연활동을 계속하고 앞으로 아동학을 공부해,좋은
할아버지가 되기 위한 선행학습을 하고 싶다"며 강소장은 "눈앞의 시점에서 아웅다웅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자녀교육의 목표를 아이의 행복으로 정해 놓
으면 해답은 저절로 나오게 돼 있다"는 말로 행복한 가정과 자녀교육 인터뷰를 마감했다.
김성회기자
sa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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