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새해가 밝았다. 다 똑같은 어제와 오늘을 두고 묵은해니 새해니
하면서 야단법석을 떠는 것 같아 탐탁치 않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역시 한 해를 보내며 반성도 하고 계획과 목표를 세워 보는 것이 나쁘지 않음을
터특한 것은 큰 깨달음이었다. 여러 가지 꿈과 희망들로 힘찬 새해 첫 날을 보냈겠지만 자식 가진 부모들로서는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자 목표일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인지 자문해 보면 난감해질 때가 많다. 건강하고 공부 잘 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쯤으로 생각하고 별다른 의심을 가져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강한 독립심, 원만한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
사람마다 가치관이 틀려서 일류대학에 보내는 것,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부자되게 만드는 것,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시집보내는 것. 외국으로 유학 보내는 것, 잘 먹이고 잘 입히고
부족함 없이 키우는 것 등등, 자식을 잘 키우는 방법들은 부모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 ‘건강’을 먼저 꼽고 싶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여서 ‘건강’은 으레 제쳐 놓고 생각하지만
건강을 염려하며 사는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모든 아이가 다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이 아니어서, 출산 전에 부모들이
얼마나 가슴 졸이는지를 생각하면, 그리고 순간적인 사고로 장애를 입고 목숨까지 잃는 경우, 그리고 불치의 병마와 싸우는 자식 앞에서 절망하는
부모들을 보면 병원 신세를 안 질 정도의 건강만 있어도 더 바랄 게 없다는 심정이 된다.
그러나 부모의 욕심은 끝이 없어 건강 하나로는 만족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건강에 덧붙여 바라고 싶은 것이 자식들의 ‘독립심’이다. 공부시키고 결혼시키고 누군가의 남편이나 아내로, 부모로 출가시킨 후에도
여전히 독립적이지 못한 어른 아닌 자식들을 많이 보기에 자기 힘으로 서서 스스로 결정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자녀들로 키우기를 권하고
싶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심리적, 도덕적, 법적으로도 완전한 성인으로 키웠다면 자식농사의 성공을 얘기해도 좋을 것이다.
다만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누구와도 잘 어울려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원만한 인간관계’이다. 대단히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면서도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부족해
사사건건 불화와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 감정을 통제할 줄 알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성품이 무엇보다
아쉬워진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가족 목표를 세울
것
2003년 새해, 우리 가족의 목표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서로의 생각과 꿈들을 나눠 보자.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이 어떻게 하는 것인지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여 통일된 노선을
만들어 보자. 부부와 온 가족이 공유할 수 있는 ‘부부목표’나 ‘가족목표’를 세울 때 명심해야 할 점은 목표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매하고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내가 목표를 달성했는지 못했는지 확인이 안 될뿐더러 실망감만 안겨주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책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한 달에
2권씩 책 읽기, 1주일에 한 번 TV 안 보는 날 정하기, 한 달에 한번 가족회의 하기, 한 달에 한번 할아버지 할머니께 전화 드리게 하기,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 안하기, 1주일에 3회 이하로 술 먹는 횟수 줄이기 등. 타겟이나 과녁이 없이는 사격 선수나 양궁 선수가 명중을 시킬 수
없듯이 구체적인 목표 없이 말만 앞세우는 계획으로는 후회 없는 365일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출처] (주)대교 사외보 프로의 눈
2003.1~2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