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 필수조건-대화
말 통하는 부부 자녀교육에 최고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부부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서로 대화가 안 된다는 점이다.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
하지도 않고 자기 말만 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내 잘못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가능성조차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입만 열었다 하면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불만, 무시, 비교, 빈정거림이니 대화가 될 리가 없다. 다시는
얘기하지 않겠다던 과거사를 들추고 또 들추고, 건드리기만 하면 터지는 배우자의 화약고를 또 건드리면 얘기 좀 하자고 시작한 부부의 대화는
싸움으로 번지고 전쟁으로 확대되어 두 사람 모두 치명적인 상처를 입기도 한다. 그리고 겉으로는 별 문제 없이 잘 사는 부부처럼 보이지만 마음을
닫고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는 심리적-정서적으로 이혼한 부부도 많다.
우리에게 대화문화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 중의 하나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말 안해도 알아서 해주는
것이라는 착각과 남자는 말이 많으면 안 된다는 잘못된 믿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윗사람에게는 말대꾸라고 교육받아온 우리의 성장과정,
그리고 바쁘고 피곤한 하루하루의 일상까지 우리의 대화를 막는 걸림돌이 되어 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화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부부 사이에서 뿐 아니라 부모 자식과 친구 사이, 그리고 직장, 사회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평생 쓰여질
가장 필수적이면서 기본적인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
먼저 아내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들어 주자. 신문을 접고 TV에서 잠시 몸을 돌려 아내의 눈을 쳐다
보자. 그리고 얘기를 좀 해주자. 고맙고 미안하고 화나고 짜증나고 서운하고 힘들었던 나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자. 하루 종일 남편을 기다리며
하고 싶은 얘기와 할 말도 많겠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 남편의 상황도 살펴가며 말을 시작하자.
첫마디는 항상 감사와 칭찬, 격려의 말로 부드럽게 시작하되 내가 직접 얘기하자.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고 대화를 위한 준비를 하자. 그리고 아무리 바쁘고 피곤하며 여건이 어렵다고 해도 대화하는 시간은 일부러
만들자.
자기 생각과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문제와 갈등을 대화로 풀어나가는 부모의 지혜로운 모습은
자녀들에게 최고의 스승이며 말이 통하는 부부, 대화가 있는 가정은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필자]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출처]세계일보
2002.10.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