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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바로 세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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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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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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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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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바로 세우자 가정을 바로 세우자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가정이 쓰러지거나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 일 것이다.
어떤 이는 가족의 해체나 가정의 붕괴라고 개탄하며 말세라고 흥분하기도 한다. IMF사태와 경기 불안정으로 인한 가장의
실직, 가출, 별거 그리고 늘어나는 외도와 이혼, 고아들과 결식아동, 가정폭력, 아동학대, 청소년의 비행과 범죄, 그리고 버려지고 학대당하는
노인들이 그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 사회를 받치고 있던 가정마저 무너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과 함께 우려할만한
일들이 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 모든 현상을 바로 가정의 붕괴와 말세로 단정짓거나 결혼제도나 가족이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본다. 사회가 변하면서 가정과 가족을 둘러싼 환경에도 급격한 변화가 일고 사람들의 의식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던 한두 가지의 ‘정상가정’, 그런 모습만이 모범답안이었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부모가 있고 자식이 있는,
그런 형태의 가족만 정상가족이고 그 외의 가족을 문제가 있는 가족이나 결손가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가족의 형태도
다양해 지는 추세여서 단순히 외형적인 형태만 보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며 실질적인 내용이 더 중요한 것이 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결혼하면 아이는 낳아야 하고 부모님을 한지붕 밑에 서 모시고 사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거나 동거하는 경우도 있고 자녀를 안 낳는 것을 조건으로 결혼하는 부부도 있으며 부모님과 가까운 거리에서 살며 자주 찾아뵙고, 장남이
아니라도 형편되는 자식이 모시는 것이 효도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남자는 일과 돈, 여자는 집안살림과 아이 키우는 일로 양분되던 남자와
여자의 역할도 그 경계가 점점 허물어 지고 있으며 이혼과 재혼에 대해서도 보다 관대해진 편이다.
따라서 우리의 고정관념이나 편견도
시대의 변화에 맞게 다시 재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그 속에서도 진정 우리가 지키고 살려나가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변화경 영’의 지혜는 국가경영이나 기업경영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경영에도 꼭 필요한 개념인 것이다. 그리고 가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어떤 가정인지를 정확하게 짚고 넘어 가야 한다. 막연하게 꿈꾸는 화목한 가정이 아니라 우리 부부와 우리
가족이 이루고자 하는 우리 가정 의 구체적이고 정확한 모습부터 그려보아야 한다.
사랑과 믿음이 있는 가정, 칭찬과 격려가 있는
가정, 인정과 따뜻한 배려가 넘쳐나는 가정이 바람직한 가정이며 대화가 있는 가정, 가족간의 끈끈한 결집력, 응집력이 있는 가정, 위기나 시련이
닥쳤을 때 그 문제와 갈등을 어떻게 처리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고 있는 가정, 그리고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가정이
진정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인 것이다. 그러면 그런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점에 유의해야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일과
돈, 친구와 술은 핑계일 뿐
1. 무엇보다 일과 가정간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오로지
일과 돈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이 땅의 남성들이 더 늦기 전에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물론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근무 분위기와 한국의 음주문화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언제까지 일과 돈, 친구와 술을 핑계로 가정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중요한 ‘그 때’를 놓쳐버리면 억만금을 주고도 그 손실을 메꿀 수가 없으며 아버지 역할, 남편
역할은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모든 에너지를 밖에서 다 소진하고 집을 잠 자고 TV보는 하숙집으로 만들지 말고 아무리 바쁘고
피곤하더라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고 친밀감을 키워나가야 한다. 영원한 안식처, 따뜻한 보금자리로서의 가정 은 결혼하면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것이 아니며 여성 혼자의 힘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 부부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
자식농사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부부농사다. 왜냐하면 부부는 가정의 기둥이요 중심이요 출발점이며 자식들에게 부모는 가장
반복적, 지속적으로 보는 모델이고 절대적인 환경이기 때문이 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부부중심의 문화가 아니라 부모 자식간의 관계가 중시되는
남성중심의 문화이며 심지어는 지식을 우상처럼 받드는 경향도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완전한 성인으 로 독립을 하질 못하고 계속
의존적인 자식들과, 자녀들을 떠나보내질 못하고 계속 자녀들의 삶에 관여 하려는 부모들 때문에 갈등이 심한 경우도 많아 부부가 중심이 되는 건강한
문화가 아쉽다. 부부 중심의 생활을, 자식들을 돌보지 않고 부모님께 효도도 하지 않는 잘못된 개인주의로 매도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나 운동으로 둘만의 시간도 만들고 그 시절 그 때를 생각하며 가슴설레 는 데이트도 계획해 보자. 비싼
레스토랑에서 촛불 켜고 와인 마시는 것만이 데이트는 아니며 가벼운 옷차림에 슬리퍼 신고 동네를 한 바퀴 돌다가 아이스크림이나 맥주 한 잔으로도
부부의 사랑을 다질 수 있는 것이다. 젊은 시절, 연애할 때의 열정적인 사랑만이 사랑은 아니며 40대, 50대, 60대가 넘었 더라도 그 나이에
맞는 두 사람의 사랑법은 있는 것이다. 아이들을 시집 장가 보내고 나면 남는 것이 부부인데 지금부터 노후의 부부관계를 위해 준비하고 연습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3. 대화를 나누자.
십수 년, 몇 십년을 함께 살아 온 부부이고 서로
쳐다보며 한국말로 얘기하건만 왜 이렇게 대화가 안 되는 것일까? 대화가 안 되는 이유로 바빠서 시간이 없다, 피곤하다, 어린 아이나 부모님
때문에 대화할 시간을 찾기 힘들다, TV나 컴퓨터 때문에 방해가 되어서 등등 많은 이유를 열거하지만 정작 우리는 남의 말을 귀담아듣고 나의
느낌과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우리말 다 할 줄 아는데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여 대화하는 방법을 따로
배워야 하는 거냐고 반문하는 사람 이 있지 만 어투나 억양, 사소한 말 한마디 때문에 벌어지는 수많은 불화와 갈등을 생각하면 평생을 두고 요긴
하게 활용할 대화방법은 누구나 익혀야하는 필수과목이다. 무엇보다 상대방의 얘기를 귀담아듣는 태도가 요구된다.
마음의 문을 닫고
건성으로 듣거나 중간에 말을 가로채거나 미리 넘겨짚거나 단정짓는 태도는 올바른 경청 태도가 아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얘 기는 듣지 않고 다음에
내가 할 말을 준비하는 태도나 상투적인 훈계, 설교, 비난, 평가, 빈정거림 역 시 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주의를 집중해서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잘 들은 다음 나의 느낌과 생각을 정리하여 부드럽게 표현해야 한다. 사실에 근거하여 나의 느낌과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나의 희망사항을
얘기한다면 상대방 역시 마음의 문을 열기가 한결 쉬울 것이다.
또한 얼굴을 마주보 고하는 대화만 대화가 아니라 편지, 쪽지,
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 그리고 손을 잡아주거나 가볍게 안 아주는 것도 훌륭한 대화법이므로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하여 그 때 그 때의 서운함과
불만을 푸는 것이 좋다. 전달이 되지 않은 채 서로의 오해가 쌓였다가 엉뚱하게 그 감정이 폭발하여 문제를 확대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4. 집안 일을 나눠서 하라.
세상이 변하면서 남자는 돈 벌고 여자는 집안 일 하는 이분법적인 성역할
개념은 많이 달라지고 있 다. 상황에 따라 여성들이 가족 부양의 책임을 맡기도 하며 서로의 소질이나 협의에 의해 남성들이 집 안 일과 아이
키우는 일을 분담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집안 일의 경제적인 가치에 대해서 이 사회 가 제대로 된 평가를 못 해 주고 있으며 심지어는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도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주부가 해야 할 집안 일은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일만이 아니며
아이키우기, 집안 의 대소사 챙기기, 각종 관공서에 찾아다니는 일, 게다가 더 적극적으로는 재테크나, 자녀들을 위해 영어 배우고 인터넷 배우고
운전면허증도 따야 하는 이중 삼중의 부담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 키우기’라고 했지만 아이들을 위해 챙겨야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며
가전제품이 집안 일을 다 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예전에 비해 일의 양이나 기대 수준이 엄청나게 달라졌음을 모르는 얘기 다. 아직도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반복적인 일을 매일매일 수행해야만 하는 주부의 어려움을 조금만 읽어주고, 도와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각자의 관심이나 소질에 따라
집안 일을 조금씩만 나눠도 집안 일을 둘러싼 갈등을 많이 줄일 수 있다.
5. 자식농사의 지혜를 발휘하라.
계속 성장해가는 자식농사에는 변수가 많아 아무도 성공을 예언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자식농사에 도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자녀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고 수용해 주는 자세 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해달라는대로 다해 주는 지나친 허용과 수용은
다르며 그들의 욕구를 이해하 려고 먼저 다가가는 부모의 태도가 필요하다. 내 아이는 이래야 하며 내 아이는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과감하게 버리고 지나친 욕심만 자제해도 갈등을 훨씬 줄일 수 있다.
그리고 항상 관심을 가지고 믿고 기다려주며 부모부터
모범을 보이는 일, 그것이 자식농사의 처음이요 끝이 아 닐까. 자식은 부모가 말하는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보며 자라난다. 자녀교육은
자식을 이 렇게 저렇게, 어떻게 하는 것이 아니며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아이들의 연령 에 따라 부모의 역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되는지, 부모 스스로에 대한 교육이 자녀교육 의 선행조건이다. 6. 성의 즐거움을 부부
사이에서 찾자. 부부 사이의 성은 출산이 목적이었으며 즐거움으로서의 성은 남자들만의 몫이고 그것도 아내가 아 닌,
다른 여성들에게서 구하는 시대가 있었다. 여성은 성욕도 없는 존재이며 성욕을 느끼는 것 자체 가 수치스럽고 죄스러운 일로 여기던 시대였다.
그러나 성욕은 여성에게도 있으며 그런 욕구의 표현 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우며 그런 욕구를 남편들이 건강하게 해결해 주지 못하면 이혼도 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뀌어가고 있다.
또한 남성들의 외도를 사회적으로 문제삼아 처벌하는 사회가 되었다. 부부간의 배타적인 성은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공인된 권리이며 의무이기도 하다. 향락화, 퇴폐화 되 어가는 사회분위기와 통신수단의 발달 등으로 남성의 외도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외도가 사회문제화 되는 요즈음 성의 즐거움을 부부 사이에서 찾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이 부부관계의 전부는 아니지만
만족스러운 부부간의 성관계가 행복한 결혼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 이다.
7. 미리미리 예습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혼의 의미가 무엇인지, 부모의 역할과 남편, 아내의 도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결혼생활에서 벌어지 는
갈등과 불화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우리는 체계적으로 배우질 못했다. 배우자 선택은 어떻 게 해야 하는지, 누구나 맞는 중년의 위기와 노후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이제는 미리미리 준비하 고 공부하는 부부, 끊임없이 대화하고 노력하는 부모가 되어야 하겠다.
위에서
살펴본 몇 가지 사항이 가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절대적인 해답은 아니다. 가장 효과적인 최선의 방법은 부부마다, 가족마다 다르며 상황에 따라 또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몇 가지 기본 원칙을 참고삼아 우리 부부만의 방법, 우리 가족들의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실천하는 자세 가 필요하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불평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만 가진 다면 설사 돈이 없거나 넓은 집, 좋은 차를 못 가졌더라도
긍정적인 사고방식, 요리 솜씨, 유머감각, 원만한 성격, 가족의 건강..... 모든 것이 우리 가족의 재산이 될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나친 가정중심주의나 가족이기주의를 경계하며 우리 가족의 사랑을 이웃으로 승화시 켜 건강한 이웃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면
점점 소가족, 핵가족화 되어가는 이 시대의 문제점을 많은 부 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House는 돈으로 살 수 있지만 Sweet Home은 우리의 노력, 나의 실천만으로 가능한 것이다. 우리 가정에 물주고 거름주며
정성들여 가꾸 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
[필자]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출처] 월간 예향 8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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