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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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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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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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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만 벌어주어도 남자들이 집에서 임금처럼 군림할 수 있었던 꿈같은 시절이 있었다. 바람을 피우거나 주먹을 휘둘러도, 매일 밤
술에 취해 12시를 넘기거나 집안 일에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크게 불평하지 않고 아이들 키우는 일에 관심조차 없거나 아내
생일을 챙길줄 몰라도 꾹 참고 넘어갔고 사랑한다는 애정표현이나 아내와의 잠자리를 챙겨주는 것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세상은
달라졌다. 경제적인 책임은 기본이고 자상한 아빠, 친구같은 남편, 집안 일을 분담하는 남편, 아내를 성적으로 만족시켜 주는 남편이 주문사항이
되었다. 아버지 말에 무조건 복종하는 자식은 옛말이 되었고 남편 말에 고분고분 순종하는 아내도 드물어졌을 뿐 아니라 직장에서 쫓겨나고 밀려난
남자들이 집에서조차 자기 자리가 없이 외면당하는 서글픈 신세가 돼 버렷다.
여성의 학력이 높아지고 취업 기회가 늘어나면서 여성들이
경제력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겠지만 오로지 일과 돈, 외형적인 성장만 외치며 앞만 보고 달려온 남성들의 책임도 크다. 기득권을
쥔 남자 입장에서 여성의 권익에 애써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고 가정의 중요성이나 아버지의 역할, 남편의 역할에 신경스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었다. `남녀평등` 이나 `가정에서의 민주적인 의사결정` 같은 것은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웃기는` 얘기엿다.
그런데 `간 큰
남자 시리즈`, 재산분할청구권, 황혼이혼, 성희롱, 여성의 외도, 여성부 탄생,호주제 폐지 등이 입에 오르내리면서 고개 숙인 아버지니 가정의
붕괴니,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흥분들을 하지만 잘못을 남에게 돌리기 전에 우리 남성부터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결혼만 하면 행복한 가정이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영원한 안식처나 편안한 보금자리라고 하는 가정이 건강하지 못하고 가족관계가 깨지면 가장 심각한 폭력과 학대,
착취와 살인이 자행되는 곳이 바로 가정이다.
자식농사, 부부농사에도 다 때가 있는 법이어서 바로 그 때를 놓지고 문제가 커져버리면
어떤 방법으로도 완전히 치유가 안 되는 것이 가족관계다. 집 짓고 옷을 만드는 일들은 이제 시장 기능으로 대체가 되었고 아이를 키우고 음식을
만드는 일도 많은 부분이 사회화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가정의 기능이라면 따뜻한 사랑을 서로 나누고 지친 몸을 편안하게 쉬게 하는
일일 것이다. 일이나 돈, 친구와 술로 모든 에너지를 밖에서다 탕진하고 집에 와서는 잠만 자고 TV만 보지 말고 밖으로만 향하던 관심과
정력을 이제 가정으로 돌릴 때다. 그리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생각하며 가정에 보다 더 우선 순위를 두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야
한다. 가족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여가활동을 즐기는 시간 속에서 가족간의 친밀감이나 끈근한 유대감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남자 일, 여자 일 따지지 않고 가족이 함께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가정의 구조조정이야말로 미래 의 불행을 예방하는
최선의 보험 상품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기업문화와 음주문화, 남성다움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 그리고 가정적인 남성을 아직도 조금은 못난
남자라고 보는 눈초리 때문에 남성들도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아내들이 좀 헤아려주기를, 그리고 믿음과 감사, 칭찬과 격려가 담긴 따뜻한 말 한
마디와 미소로 움츠려든 남성들의 어깨를 다독거려줄 것을 부탁한다.
[필자]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출처]
삶과꿈 2001년 7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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