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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디 법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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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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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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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디 법칙" (강학중 / 가정경영연구소장)
밤 12시가 넘었는데
남편으로부터는 전화 한 통 없다. 처음에는 조금 늦는 거겠지 하다가, 울화가 치밀고 12시를 넘기자 슬슬 걱정이 됐다. 이제 2차, 3차
안 하겠다고, 12시 안으로는 꼭 들어오겠다고, 늦으면 반드시 전화하겠다고 철석같은 약속을 어제 해 좋고 이럴 수가 있을까? 핸드폰도 응답이
없어, 경찰서에 신고라도 해야 되는 걸까 망설이고 있는데 딩동, 벨이 울렸다. 술 마셨느냐고, 지금이 도대체 몇 신데 전화 한 통 없는
거냐고 쏘아부쳤더니 저녁은 먹었느냐는 인사도 없이, 하루종일 고생하고 돌아오는 남편에게 첫 마디가 고함이냐며 오히려 버럭 역정을 내는 것이
아닌가? 강변도로에서 차의 기름이 떨어져 오도가도 못하고 추위에 벌벌 떨다가 간신히 남의 차를 얻어 탔단다. 석유통을 하나 구해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사 넣은 다음 어렵게 차를 끌고 오는데 반들반들한 빙판길에서 접촉사고를 또 냈다는 것이다. 가해자와 승강이를 한참, 집에
전화를 하려고 해도 핸드폰의 배터리가 나가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 몇 시간 동안 서로가 겪었던 마음고생과 실제 상황은
전혀 모른채 말한마디로, 격해있는 상대방 감정에 불을 지른 것이다. 그리고는 격렬한 부부싸움으로 번지거나 뱉어놓은 말을 수습도 못한채 장기간의
냉전으로 돌입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며칠씩이나 계속되는 시험으로 파김치가 되어 들어오는 아이에게 몇 점 받았느냐는 첫마디로
재촉부터 하는 엄마, 사정이 있어 전화를 빨리 못받았건만 전화 안받고 도대체 뭐 하느냐고 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남편, 약속시간에 1시간 넘게
늦었으면서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교통체증 때문에 짜증나 죽겠다고 신경질부터 부리는 친구, 이 모두가 첫마디 법칙을 몰라서 화를 부르는
경우다. 10초도 안 걸리는 그 한마디, 그 첫마디 때문에 일어나는 오해와 갈등 등, 싸움과 불행을 생각하면 첫 마디는 항상 감사의 말,
칭찬과 격려의 말, 애정과 배려가 담긴 따뜻한 말이어야 할 것이다.
- 여성조선 2001년2월호
[필자]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출처] 여성조선 2001년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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