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상담을 하다 보면 아내가
아침밥을 안 해 준다고 불평하는 남편들이 많다. 전업주부인 아내가 아침 식사를 준비 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맞벌이부부인 경우에도
식사 준비는 아내 몫이라고 굳게 믿는다. 사람마다 결혼하는 이유들이 제각각이겠지만 아내가 차려준 따뜻한 밥상과 맛있는 음식이 결혼의 가장 큰
이유였다는 남성들이 있다. 식생활의 변화로 밥보다는 빵이 좋다는 사람도 많지만 어떤 남성에게는 아침밥이 밥 이상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꿈꾸는 신혼생활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자상하고 따뜻한 남편이 자신을 존중해 주고 행복한 표정으로 사랑해를
아끼지 않으며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는 선물을 잊지 않고, 집안일이나 아이 키우는 일도 분담하는 화목한 모습이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
기대에 남편이 못 미치면 내가 왜 결혼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결혼 전과 결혼 후 남편 모습이 너무 달라졌다고 불평을 하면서도 남편은 결혼에 대해
또 어떤 기대치를 가졌을까는 헤아리지 못한다.
집안일 잘 하고 아이 잘 키우는 고분고분한 맞벌이 아내가 집안 어른도 잘 모시는
이상형을 기대했을 남편들의 입장에는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달콤한 사랑과는 너무나 다른 생활 속에서
서로가 가졌던 기대치가 무엇이었는지, 각자가 생각하는 남편 역할, 아내 역할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눠 보자. 그리고 내
남편이 기대했던 아내의 모습과 나는 얼마나 다른지 되돌아보자. 늦잠이 많아 아침에 일어나기가 정말 고달퍼도 남편이 그리도 바라는 아침밥이라면 내
생활 습관을 조금은 바꾸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남편이 원하는 아내가 되도록 힘쓰면서 내가 원하는 그 이상의 것을 기분좋게 얻어낼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겠다. 많은 부부들의 불화와 갈등이 바로 그런 기대치와 실제와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문제해결은
한결 쉬워지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