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을 위한 투자전략
주식 시장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코스닥 시세도 엉망이고 황금알을
낳을 것만 같던 벤처 기업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필사적이다. 전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더니 요즘은 월세로 바뀌는 대세 속에
세입자들이 울상이고 각종 연체료나 아파트 중도금을 내질 못해 파산하는 개인들이 늘고 있다. 그런가하면 예금부분보장제도 시행에 따른 공방으로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도대체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투자전략을 짤 때 흔히 3가지를 염두에 두라고 한다. 수익성, 안정성 그리고
환금성이다. 또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얘기를 교훈삼아 예금이나 적금 같은 금융상품, 주식이나 채권같은 유가증권 그리고 부동산에
분산해서 투자하라고 조언들을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것조차 쉽지가 않다. 주식을 사더라도 어떤 주식을 언제 얼마만큼 사서 또 언제
팔아야 할지, 부동산에 투자하더라도 땅이나 단독주택, 아파트, 상가 어느 쪽에 투자를 해야할지 쉽게 결심이 서지 않는 것이다.
어디에 투자를 해야할지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투자종목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가정이다. 불이 나도 탈
염려가 없고 홍수가 나도 떠내려갈 위험이 없으며 누가 훔쳐갈 수도 없고 주가처럼 폭락하는 경우도 없으니 안정성으로 치면 최고의 투자종목인
셈이다.
수익성으로 따져도 그것은 금전적으로 따질 수 없는 무한대의 가치이기 때문에 꾸준히 투자하면 가장 확실한 노후대책 보험이자
자식에게는 둘도 없는 유산이요 혼수감이다. 다만 급할 때 현금으로 바꿀 수 없고 단기투자가 아닌 장기투자라는 점 외에는 나무랄데 없는 최고의
투자상품인 것이다.
요즘 취미 하나가 늘었다. 결혼식 구경하기. 예전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눈도장만 찍고 급하게 돌아나온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은 주례사를 들으며 나의 결혼을 돌아보기도 하고 신부 입장 때는 딸아이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나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면서 끝까지
지켜보는 편이다. 빛이 날 듯 눈부신 신랑 신부의 앞낲에는 부부싸움이나 가정폭력, 이혼 같은 것은 감히 발붙일 틈도 없을 것 같건만 나날이
늘어나는 것이 이혼이라니 안타깝기만 하다. 신혼이혼이나 황혼이혼이 늘고 3쌍 중에 1쌍이 이혼한다는 통계는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40대 한국 남자의 사망률이 세계 최고이고 경제난으로 인한 청소년의 가출, 비행, 아동학대, 가정폭력 그리고 외도가 늘고있다는
기사는 이제 더 이상 가정이 영원한 안식처나 보금자리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껏 우리는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고 결혼만 하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환상이나, 가정은 가만히 있어도 화목할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온 건 아니었을까?
하지만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우리 가정이나 가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행복한 가정은 한낱 구호일 뿐이다. 생활비만 벌어다 주면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다 하거나 공부만 하면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 행복한 가정의 가족으로서 자격이 없는 셈이다.
자식과 남편을 위해서라고 강변하지만 그것이 끊임없는 잔소리나 바가지로 들린다면 여성들 역시 보다 효과적인 대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결혼의 의미나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고, 가정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
강력한 구조조정이다 부실기업 퇴출이다 해서 제 2의 IMF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업 살생부 얘기가 나돌면서 이미 퇴직을 통고받은
사람들도 있다. 가장의 실직이 큰 가족사건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이 바로 가족의 해체나 가정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위기일수록
더욱더 가족이 똘똘 뭉쳐 격려하고 배려 하며 그 위기를 또다른 기회로 만들어낼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이야말로 평소에 가정에 충실하게 투자한
가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취미와 운동으로 가족간의 유대감을 키우고 서로의 느낌과 생각, 욕구들을
자연스 러운 대화로 나눈 건강한 가족만이 그 큰 시련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다. 가족이 공유할 수 있는 공동목표를 가지고 우리 가정을 사랑과
칭찬, 격려, 믿음 그리고 웃음 으로 가득가득 채워나가자.
- 대교 사외보 Eye to Eye
2000년 11~12월호에서 [필자]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출처] EyetoEye 200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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