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2000년 2월호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 (3)"
"부부 중심의 가정 문화를 구현하자" - 한국가정경영연구소 강학중 소장
"가정으로 되돌아 가자"고 주장하는 전(前) (주)대교 대표이사, 한국가정경영연구소의 강학중 소장. 한 기업의 경영못지 않게 가정의 경영이 중요하다는 그가 제시하는 행복한 가정 따라잡기의 여정을 들여다 봤다.
사회가 변모해 갈수록, 문명이 발달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은 대체할 뭔가가 생겨나지만 과연 우리에게 가정을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점점 삭막해져 가는 세상살이에서 가정의 소중함마저 퇴색해 가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진지하게 가 정의 의를 절실히 되돌아 볼 시점이다.
한국가정정경영 강학중 소장(43)의 연구는 이런 문제 제기에서 시작한다.
"가정을 연구한다고 해서 단번에 행복한 가정을 꾸려 가는 정답을 도출화 해서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 에요. 너무 광범위하고, 저마다 다른 해답의 열쇠가 필요할 테니까요. 다만 저희 연구소에서는 누군가 가 그 열쇠를 찾으려 할 때, 조금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강학중 소장은 현재 가정학자들이 연구한 수많은 결과가 그저 학문적인 토론에만 그쳐 일반들에게 널 리 보급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며, 앞으로 수행할 한국가정경영연구소의 독자적인 연구는 물론 기존 의 연구 결과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보급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얘기한다.
이를 위해 강연회나 연구 발표회 등을 열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인터넷(http://home21.co.kr)을 통해 구체적인 사례를 일반들과 공유하고 상담도 실시할 계획이다.
부부 관계를 연구의 시발점으로
지난 해 9월 준비에 착수, 올 1월 1일을 상징적인 연구소의 출범 시점으로 잡은 강 소장의 첫 연구과 제는 부부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부야말로 가정의 핵이자 가정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부부 관계에 대한 얘기를 할 때면, 그냥 그렇게 산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참 많아 안타까워 요. 서구식으로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며 애정 표현을 하는 것은 무리라 하더라도, 조금 더 친밀한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학중 소장은 우리 나라의 가정 생활이 부부 중심이 아닌, 자녀 중심으로 흐르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으며, 가족이 점점 핵가족화 될수록 부부 관계가 더 중요시 된다고 강조한다.
자녀를 출가시킨 후 부부만이 남게 되었을 때의 노년을 생각해서라도, 평소에 부부끼리 대화하고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이다. 현재 능력 및 성과 위주의 치열한 경쟁 풍토가 만연하다 보니 남편들 이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상대적으로 편중하는 것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인다.
강 소장은 이혼이라든지 가출로 이어지는 가정의 불행이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며, 행복한 가정의 모델 속에서 그러한 불행의 예방책을 찾겠다고 연구 방향을 연구 방향을 설명한다. 가령 부부간의 역할이나 예의를 끊임없이 공부하며, 결혼 후에는 부모의 예속에서 정신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가정을 위한 시간을 그 어느 약속 못지 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 가짐 등이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대교 대표이사의 자리를 스스로 물러나 들어선 가정학 연구의 길. 강 소장은 올 3월에는 경희대 가정학 박사과정에 등록 만학의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기업 경영보다도 더 값진 가정 경영의 장에 들어선 그의 연구 행로에 관심이 모아진다.
[출 처] 살며 사랑하며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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