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가 내게 말했다.
아빠가 노숙자냐고....
힐튼 호텔, 딸 하은이 공연이 끝나고
배가 고파 들른 칼슨 주니어
아내와 셋이 햄버거와 사이드 메뉴를 욕심껏 시켜놓고
먹기 시작 했다
먹다가
큼직한 햄버거를 맛있게 먹는 성하의 기름진 입과 그 아래 불룩 나온 배를
번갈아 보았다
늘 갈등이다
아들이 맛있는 걸 먹는 건 좋은데
배가 나오는 건 싫다
게슴츠레 눈을 뜨고 햄버거를 베어무는 그 입의 기름기가
또 나를 견딜 수 없게 하여 자꾸 쳐다 보았다
그랬더니 난데없이 성하가 먹던 햄버거를 내게 주면서
아빠가 노숙자냐고....
남이 먹는 거 먹고 싶어 자꾸 처다보는 사람은 노숙자라고
햄버거를 넘겨 주고서 팔짱을 낀다
그래서 나는 졸지에
노숙자 아빠가 되었다
내성은 노로 바뀌고
숙자라는 딸이 생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