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마전 딸에게서 카톡이 왔다
`명문대가 아니라
그냥 내가 행복한 곳에 가게 해 줘서 고마워`
`세상이 말하는 최고가 아니라. 나한테 최고인 곳을 고르게 해 줘서 고마워`
`다른 사람이 아니라 오직 나를 위해서 내 행복만 고려해줘서 고마워`
`요즘 많이 느껴요 엄마 아빠 감사해요`
`명문대 명문대 그것만 바라는게 아니라 내가 정말 자랄 수 있고 행복해 할 수 있는 곳 오게 해줘서...`
`그런 학부모들 많잖아`
`근대 엄마아빠는 현명하게 참을성있게 기다려 줬어요`
`고마워`
2
모든 게 다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위기는 딸아이의 10학년 때 였다
사사건건 엄마랑 부딪혔다
공부,노는 거,돈 쓰는 거, 설걷이,방청소,대학 준비...
결국 아이 스스로 잘 해내고 있었는데 부모는 성급했을까?
아이와 엄마의 사이가 급격히 안좋아졌다
그 팽팽한 줄다리기 사이에 내가 끼어있었다
아내는 내게 울면서 말했다
`당신에게서 돈에 대한 기대는 진작 버렸다
그러나 아이들 교육은 잘 할거라 믿었는데 그것마저 실망이다
왜? 하은이를 따끔하게 야단치지 않는가?`
죄불안석인 나는
하은이 앞에 가면 엄마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했고
아내 앞에가면 하은이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떄 딸에게 내가 얻은 별명은 이름하야 `박쥐`
3
그런데 하은이와 우리 가족을 구한 건
엄마 아빠의 지혜나 현명함도 아니다
혜성처럼 나타난 하은이의 단짝 친구 유진이...
어찌나 착 달라붙어 서로 위해 주는지 입이 쩍 벌어진다
유진이는 하은이 생일 축하해 준다고 여기 LA에서 시카고까지 다녀온다
둘의 우정행각은 상상 이상이다
그래서 하은이는 행복하고
모든 불만과 불안이 다 없어진게다
웃음도 많아지고 우울함이 없다
좋은 친구를 만난 행복이 자잘한 문제들을 덮었다
자신감도 생기고 긍정하고 도전하고
그래서 오늘까지 오게 되었다
다~ 친구 덕이다
4
하은이는 수영장 청소하는 아빠를 부끄럽지않다고 한다
늘 자랑스럽다고 고맙다고 생일카드에 써준다
하은이는 시카고 위튼칼리지에서 공부를 열심히 한다
정말 공부가 재미있다고 한다. 성적도 좋다
늘 씩씩하다. 혼자 다 헤쳐나간다
부모에게 아쉬운건 `한국음식`뿐이다
돈이 필요하다고 손을 벌리지도 않는다. 이게 제일 마음에 든다
이번 가을 학기에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가서 공부하게 되었다
유럽을 경험하고 오게 되면 더 성장하게 될거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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