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사거리에서 사진찍기를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좋아하진 않지만 시에서 찍어준다
사진 가격이 저렴하진 않다
한번 찍는데 $524.
아내는 올해 들어 사진을 두번 찍었다
한번 찍으면 한번은 무료인줄 알았다고
쓴 웃음을 날린다
다 좋은데 사진찍는 매너가 꽝이다
찍는다는 말도 없이 플레쉬를 펑 터뜨리니
놀란 토끼눈을 하고 입을 벌린 얼굴 사진이 예쁠리가 없다
인화지도 아니고 종이에 조그맣게 인쇄해서 보내왔다
두번째 찍혔을때 아내는 정신분열 증세를 보였다
혼자 중얼거린다. 찍힌게 아닐거야. 내가 잘못 봤을거야
며칠을 그렇게 실낱같은 희망에 위로하며 지내다가
막상 폴리스에서 보낸 편지를 받고 절망스런 눈빛으로 무너져 내린다
무슨 말로도 위로 할 수가 없었다
아내는 이제 그랜데일이 싫다고 한다
나는 그랜데일 마운틴 사거리를 지날때마다
그 징그러운 사진기를 보며 별로 아름답지 못한 생각을 하게된다
저거 밤에 와서 짱돌로 찍어
아내를 찍은 너를
나도 찍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