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을 경영하라 "부모님이 짝지어주는 대로 결혼해서 사회규범에 따라 살던 농경사회에서는 굳이 가정경영 같은 것은 몰라도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이혼, 부부역할, 효도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지고 있어요. '가정'은 사랑하는 두 남녀가 대충 꾸려갈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어요. 이젠 미리미리 준비하고 공부하면서 끊임없이 연구하지 않으면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는 불행한 가족들의 모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면 가정도 기업처럼 철저한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가 있다. 가정경영연구소 강학중 소장이다. 그는 회사도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연초부터 사업계획을 세우고 목표관리, 고객만족 등을 위한 노력을 하는것처럼 가정도 제대로 된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행복한 가정을 꾸려갈 수 있다고 말한다. 강학중 소장은 가정에 경영 마인드를 처음으로 도입한 인물이다. 17년 전, '국내 대표 교육 기업인 대교'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후 가정문제 연구를 평생의 업으로 여기며 가정경영연구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가정경영이라는 말을 낯설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경영'이라고 하면 기업 경영을 떠올리지만 요즘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병원경영, 학교경영, 국가경영이라는 말이 이미 일반화되었다. 사회 전반에 경영 마인드가 강조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최고경영자(CEO)를 내놓겠다고 했더니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이 '앞으로 뭐 할 거냐'는 거였어요. 사실 그때는 구체적으로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2년 후 쯤 물어봐 달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1년 6개월 만에 가정경영연구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대신했다. 시작할 때만 해도 3년만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접을 생각이었다고 말하지만 어느새 16년째 가정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도 가정경영이 필요하다 그 사이 우리 사회는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바뀌었고 그 산하에 200여개의 건강가족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생겼다.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도가 도입되면서 가족친화 경영을 중요하게여기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오롯이 그의 힘만으로 이룬 성과는 아니다. 하지만 방송 출연, 기업 강연 등을 통해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요즘은 기업에서도 가정경영에 대해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졌어요. 가족친화 경영이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10여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변화라고 한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야 할 사람이 웬 가족 타령이냐는 타박을 듣기 일쑤였다. 왜 기업이 가정경영 교육까지 시켜야 하느냐며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정이 행복해야 직원들도 일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 속에서도 우려할 만한 사회적 현상은 있다. 2인 이하의 가구가 전체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렇게 가다간 가족이 해체되는 시대가 올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크다. 하지만 강학중 소장은 1인 가구나 2인 가구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다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가족의 형태가 바뀌고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과 가족이 해체되는 것이 반드시 같은 뜻은 아닙니다. 1인 가구, 2인 가구 라는 것은 사회의 변화에 수반되는 현상입니다. 세상은 바뀌는 데 100년 전, 200년 전의 대가족 형태를 유지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잖아요. 가구의 형태는사회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가족을 대체할 만한 기능을 가진 조직이 나타나지 않았어요." 가구의 구성원이 줄어든다고 가족 구성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분가를 하거나, 직장 때문에 주말부부로 지낸다고 가족이 아닐 수는 없기 때문이다. 떨어져 살아도 가족중심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영국 유학시절, 레스토랑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식사를 한 후 계산을 할 때 각자 먹은것을 동전 단위까지 세는모습을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어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부모와 자식 간에도 계약적인 관계가 강하더군요." 우리 사회가 그런 전철을 밟지 않으면 지금부터라도 가족 경영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인 가구, 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이긴 하지만 대가족 제도에 도전해 보라고 권한다. "요즘 같은 시회에 대가족 제도를 유지하는 것만큼 이나 어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가족 제도가 가진 장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우리도 대가족 제도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거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도전이기도 해요. 요즘은 가족이 갖는 장점이 지나치게 과소평가되고 있어 참 안타까워요." 
자식 잘 되라고 부부싸움까지 하나요?
아내나 남편이나 자식을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그런데도 그것 때문에 싸운다. 이렇게 싸우는 모습만 보고 자란 아이들은 부모의 바람과는 반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자식때문에 부부싸움을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 안타깝게도 그걸 모르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 오늘도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위해 부부싸움을 불사한다.
"강연장에서 자식을 어떻게 키우고 싶으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답변을 하는 분들이 드물어요. 대부분 공부 잘하는 아이, 좋은 대학 가는 아이라고 말하는데 이건 부모가 키우기 편한 아이를 말하는 것이잖아요. 아이의 미래를 위한다면 이런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그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토익점수나 특목고, 일류대학 같은 것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자식 농사를 짓고 있는 부모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기도 하다. "자녀 교육을 할 때 너무 지엽적인 것에 목매달지 말아야 합니다. 습관처럼 평생 자녀들이 행복을 좌우할 수 있는 것부터 챙길 줄 알아야 합니다."라며 강학중 소장은 "새마을금고의 임직원들도 자식농사 대풍년이 들기를 바란다"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바야흐로 5월이다. '가족'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제 목소리를 내기에 아주 좋은 시기이다. 우리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집에 가서 웃을 수 있는 가장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의 우리는 생각과 따로 놀고 있는 듯하다. 숫자로 평가되는 조직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느라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너무 자주 깜박거리며 살고 있다. 과연 우리가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웃음을 보여 줄 수 있는 엄마이고 아빠인지 되돌아보자. 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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