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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 4학년인 한모(23·여·원주시)씨는 이번 설날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돌아오는 명절마다 친척들의 질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한씨는 "구직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취업, 학점, 돈 등에 관한 친척들의 질문을 받을 때면 명절 아침 먹는 밥이 넘어가지 않을 정도"라며 "친척들이 오랜만에 모이는 자리에서 배려라는 미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복학생 박모(27·춘천)씨는 "취업하지 않았다며 주시는 어른들의 새뱃돈도 스트레스"라며 "한푼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주시는 새뱃돈이 고맙지만 나이 먹고 받는 마음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좋은 직장에 취직한 뒤 명절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5명중 3명은 명절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들에게 명절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겪고 있느냐고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스트레스를 겪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취업에 학점까지 나에게 쏟아질 친척들의 부담스러운 관심(20.9%)'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덕담을 가장해 '아픈 곳을 콕콕 찌르는 잔소리'(14.7%), '이렇다 하게 자랑할 것이 없는 처지'(14.0%), '친하지도 않은 친척 어른들을 만나는 부담감'(12.7%)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소장은 "오랜만에 모이는 친척들은 각자의 상황이 다를 수가 있다"며 "기분 좋은 덕담이라도 상대방의 처지를 한번 생각하면 명절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말을 받는 사람도 예민하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스트레스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mkcho@newsis.com 뉴시스 조명규 기자
[출처] 뉴시스 201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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