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남자들의 천국?
Q. 명절에는 어째서 여자만 일하는 걸까요? 내내 TV 앞에만 붙어 있다 차려주는 밥 먹고 뒷정리는 나 몰라라 하는 남자들을 보려니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명절이 다가올수록 자꾸만 울화가 치밀어 별것 아닌 일에도 신경질을 내요.
저는 남자지만 여성들이 얼마나 억울할지 이해가 됩니다. 돈은 같이 버는데 집안일은 대부분 여자가 도맡고 있으니 공평하지 못하죠. 하지만 남자들이 왜 안 도와주고 못 도와주는지 그 이유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대개 남자들은 음식 만들고 설거지하는 일은 남자의 일이 아니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경우에는 특히 더 이런 습관이 몸에 배게 됩니다. 어머니마저 아들이 부엌에 드나드는 것을 못마땅하게 보기도 합니다. 이런 성장 환경이 남자들을 부엌 일에서 멀어지게 하죠.
하지만 잊지 마세요. 남편은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 팀’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며 ‘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이해하고 도와야 합니다. 남편에게 불평하고 원망하고 비난하는 투로 말하지 말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부드럽게 얘기해주세요. 원하는 바를 정확히 말해야 그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남성들 역시 명절이 되면 장거리 운전에 경제적 부담, 본가 식구들과 아내 사이에서의 고민 등 나름의 고충이 크다는 것을 인정해주세요. 명절이 되면 특히 예민해지는 아내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남편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누가 더 힘든지를 저울질하는 것보단 서로의 고충을 인정하고 해결하려는 자세가 훨씬 바람직합니다.
남편은 좀 더 적극적으로 아내를 돕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명절 음식을 줄이고 각자 음식을 한 가지씩 해 오는 방법을 제안하거나 식사 후 그릇을 싱크대에 두는 간단한 일은 남자들이 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는 식으로요. 게임을 해서 진 가족의 남편이 설거지를 하자고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명절에 특히 부부 관계가 나빠진다면 명절 스트레스로 몸이 피곤해서가 아니라 평소 불화가 근본적인 원인일 수도 있으니 두 사람의 관계 또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심각하다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도움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참견은 싫어
Q. 개인적인 일까지 참견하고 캐묻는 친척들 때문에 괴로워요. “취업은 어쩔 거냐, 또 언제 하느냐, 아이는 안 낳느냐….” 왜 이렇게 모든 일에 참견인지 모르겠어요.
친척들이 나쁜 의도로 그러는 건 결코 아닙니다. 그분들에게는 관심의 표현이자 단순히 건네는 인사말일 수도 있거든요. 집안 어른이나 친척들의 태도를 내가 고칠 수 없다면 그분들의 얘기에 내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주도적으로 선택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대답할지 미리 생각해보는 것도 좋고요. “좋은 사람 소개 좀 해주세요” “저도 정말 결혼하고 싶은데 비결 좀 가르쳐주세요” “저도 취직하고 싶은데 잘 안 돼서 너무너무 속상해요”라고요.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고 웃으며 한 귀로 흘려보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사람은 서로 심리적 거리가 있어서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면 불편해하거나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것을 친한 사이에선 당연하다 생각하고 관심으로 여겨 반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말하지 않아도 내 입장을 알아서 배려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내가 참견을 얼마나 싫어하고 괴로워하는지를 직접, 부드럽게 얘기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어른들께 직접 얘기하는 것이 영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친밀한 관계에 있는 친척 누군가에게 간접적으로 얘기를 좀 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그 방법도 효과가 없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계속 괴롭다면 명절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것도 생각해보세요. 물론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어서 권하고 싶지는 않지만, 명절이 굳이 스트레스받는 날이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직접 얘기하는 것도 용기가 나지 않는데 명절 모임에 안 가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겁니다. 문제를 매번 회피하면 더 큰 문제로 번지거나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직접 대면해 상황을 풀어가는 용기와 지혜를 키워나가시기 바랍니다.
잘 나가는 친척 앞에 초라한 나
Q. 분명 비슷한 처지였던 것 같은데, 어느새 승승장구하고 있는 친척을 보면 자꾸 주눅이 들어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하나같이 잘나가는 그 집 식구들을 보면 나는 왜 이렇게 사나 싶어요.
시기나 질투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마음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받아들이세요. 하지만 그런 친척들을 보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고 초라하게 느껴져 행복하지 않다는 느낌이 오래간다면 그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시기나 질투는 친척이나 형제, 친구 같은 가까운 사람에게서 더 강하게 느끼는 법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시기하고 질투한다면 그에게는 내가 얻고 싶고 갖고 싶은 게 있다는 얘기겠죠. 그 사람이 그걸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무엇을 포기했나 생각해보세요. 더불어 나는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돌아보시고요.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남이 가진 것만 생각하며 괴로워하고 그를 비난하는 것은 상대방에게도 상처를 입히고 스스로 행복도 망치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자신의 삶에 감사하고 나의 행복과 즐거움에 집중하는 습관부터 먼저 쌓아나가세요.
사실 아무리 잘나 보이는 사람이더라도 내면에 열등감이 있기 마련이며 고민도 하고 갈등도 겪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고민이나 문제, 불화를 먼저 얘기하지 않으려 하고, 누군가 물어보더라도 적당히 둘러대며 자신의 행복을 과장하거나 미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잘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타인의 고통이나 고민을 나만 모르는 경우가 많죠. 상황이나 여건은 언제든 또 변하기 마련입니다. 시기와 질투의 덫에서 빨리 빠져나와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세요. 그리고 그것은 오로지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