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가정을 만들려면 구성원들이 가족에 대해 배우고 경영해야 합니다. 상처가 생긴 뒤 고치는 것보다 예방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가정경영연구소 강학중(사진) 소장은 최근 늘어난 가족교육사업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교육 관련 기업인 ‘대교’에 몸담았던 그는 15년 전 교육을 통한 각종 가족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했다. 주로 외부 강연을 통해 가족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상담실을 열어 가족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상담해 주고 일반 가정에 대한 예방과 문제 가족 치료에도 힘쓰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을 모아 지난해 ‘가족수업’이란 책을 펴냈다.
강 소장은 무엇보다 예방 차원에서 가족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리적 상처는 잘 아물지 않는다. 중증인 경우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상담이나 교육으로 이 같은 상황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삶의 주기별로 발생하는 일에 대비하도록 ‘생애주기별 가족공부’를 틈틈이 할 것을 권장했다.
최근 가족교육 사업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다양한 가족이 만들어진 것이 가족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대가족을 이뤄 사는 형태가 대부분이었고, 가족이 다변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다문화가족에서부터 동성애까지 여러 형태의 가족이 있기 때문에 가족교육의 의미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업에서 가족 관련 강의를 늘리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연구소 초기에는 강의를 해도 1∼2시간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가족교육만을 위한 워크숍이나 세미나 형식으로 교육하는 일이 잦아졌다. 수업도 4주차, 8주차로 늘었고 사내에서 강사를 양성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강 소장은 “가정을 만드는 데도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요즘 부모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결혼 준비할 때 앞으로 어떤 가정을 만들지 수업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혼수가 1억원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는데 그 준비를 하는 시간을 내서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