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좋은 남편이십니까
‘좋은 남편 노력하는 모임’ 발족
10계명 나누며 아이디어 교환
“7년 사귀고 21년 살았는데도 와이프를 잘 모르겠어요. 싸우기도 하고요.
모임에 오면 아내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석한 박희주(48)씨는 고민이 깊은 듯이 보였다.
그는 아내와 잘 지내기 위해 갖은 방법을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모임을 주최한 가정경영연구소(www.home21.co.kr)의 강학중 소장은 “좋은 남편이 돼야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는데,
아내가 남편을 변화시키기 어렵다”며 “남편 스스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모임의 목표”라고 전했다.
이날 모임에는 부인을 위해 육아휴직을 한 남편부터 아내의 강권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참석한 경우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남성 30명이 모였다.
주황색 앞치마를 차려 입은 남편들은 조별 토론을 통해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한 아이디어를 쏟아냈고,
강 소장이 만든 남편 10계명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교환했다.
이날 남성들이 입 모아 외친 건 ‘가정에 충실한 남편’과 ‘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해주는 남편’이었다.
이 문제는 남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소 추상적인 답변에 강 소장은 “어떤 남편이든,
평가를 하는 사람은 부인이기 때문에 아내가 원하는 바를 잘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가운데서 결혼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깨알같은 팁들이 나왔다. ‘회사에 대한 나쁜 일은 서로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내를 처음 만났던 10년 전 초심으로 대한다’ ‘미국에서는 요리 잘 해주는 남자를 1등 남편감으로 삼았다’
같은 것들이 남편들의 귀를 쫑긋 세우게 했다.
이들은 매달 한 번씩 가사분담, 대학, 자녀교육 같은 문제를 갖고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모임에 참가한 허강규씨는 “다른 남편들을 보니 내가 표현에 참 서툴렀던 것 같다”며 “집안일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집에도 제 시간에 들어오는 좋은 남편이 되겠다”며 활짝 웃었다.
‘헬로 아빠육아’를 쓴 전업주부 오성근(47)씨는 “새벽잠 많은 아내를 대신해 20년째 아침밥을 차리고 있어서
남편 10계명이 익숙하다”며 “처음엔 어렵지만, 계속하면 쉽다”고 남편들을 격려했다.
최주흥 기자
출처: http://www.fnn.co.kr/content.asp?aid=05a63a001c0d4b84a4f6900dfa02d88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