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신뢰 결속끈 놓아선 안돼 가족간 갈등의 골 깊을 때 감성적 편지로 풀어야
가족은 피를 함께 나누거나 나눈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애틋한 정으로 따뜻하게 보듬어야 할 가족이 뜻밖의 갈등으로 이산의 아픔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족간 갈등해소에 탁월한 해법을 제시해 오고 있는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을 만났다. 그는 1997년 한국의 대표교육기업인 대교그룹의 대표이사직을 스스로 내놓고 준비 2년 끝에 2000년에 가족경영연구소를 세웠다. 가족경영연구소 운영 13년차인 강학중 소장은 그동안 수많은 가족행복만들기 정보를 축적, 강연, 교육, 방송출연 등을 통해 가족화합 행복전도에 앞장서고 있다.
부부는 가족운영의 주체
강 소장은 아버지와 아들이 주도해 오던 가정운영이 이제는 부부가 주축이 되어 운영된다고 했다. “요즈음은 부부가 가정운영의 핵이며, 기둥이고, 기초단위이며, 자녀교육의 모델이 되어 가정운영의 핵심주체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부부는 가족화합, 유대감을 조성해 가는 주역으로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부부간의 사랑이 식어간다 할지라도 신뢰유지, 결속의 끈을 절대 놓아선 안됩니다. 사소한 갈등으로 금간 신뢰는 쉽게 복원이 됩니다만 외도(外道) 등 가정해체를 일으킬 결정적 과오를 저지르면 신뢰회복은 거의 불가능하지요.” 그는 부부간 신뢰결속이 가정화합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갈등해소 잘해야 화목·행복 얻어내
그는 갈등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갈등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갈등은 무서운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요. 갈등은 부부, 가족, 조직, 기업 어디든 있게 마련입니다. 갈등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갈등해소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행복이 결정됩니다.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가며 사는 가족이 행복합니다.” 갈등을 잘 해소하며 사는 가족은 위기때 힘을 모아 쉽게 해결을 해내는 저력을 갖게 된다고 했다. “갈등을 수용, 해소 못하는 가정은 갈등에 따라 서로간 원망, 비난, 책임전가와 불평을 쌓아 담을 치고, 원심(怨心)을 키우지요. 그리고는 서로를 경멸, 저주하게 됩니다. 부부간 갈등다툼은 가족해체의 위기로 치닫습니다.”
상대의 생각 잘 경청해야
그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대화기법에 대해 얘기했다. “첫째 나는 옳고 너는 틀려먹었다는 다툼을 앞세우기보다 상대방의 생각을 경청하고 행동을 잘 살펴 이해한 뒤 대화를 해야 갈등이 봉합됩니다. 둘째 자기생각과 감정을 잘 가다듬은 뒤 감성적인 말로 잘 설득해야 합니다. 서로간의 감정이 맞부딪히면 감정의 불꽃이 피어 폭발, 끔찍한 사건으로 진전될 수 있지요. 셋째 갈등을 방치, 회피해선 안됩니다. 갈등과 원심이 오래 계속 쌓이면 풀기가 어렵습니다. 병을 오래 두면 손을 못쓰듯 갈등도 방치하지 말고 빨리 해소해야 합니다.”
장성한 자녀 어른으로 인정해야
그는 또 장성한 자녀와 부모간의 대화기법에 대해서도 이렇게 해법을 제시했다. “장성한 자녀를 어른으로 인정, 인격적으로 대해줘야 합니다. 명령, 지시, 간섭 형태의 대화는 되도록 삼가해야 합니다. 되도록 자녀가 요청하는 조언에 대해서만 친절히 얘기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음식조리방법을 물어오거나, 자식이 남의 집 문상갈 때 갖춰야 할 예절을 물어올 때는 친절하고 자상하게 일러줘야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원하는 희망사항이 뭔지 구체적이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의 얘기와 비교하거나, 빈정대고 모욕을 느끼지 않게 신중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특히 며느리에게는 친정부모를 거론하며 얘기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갈등해소 어려울땐 편지로…
가족간에 쌓인 갈등 못 풀면 화가 쌓이는데 이런 때 화, 감정풀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갈등으로 못푼 화는 운동으로 풀거나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며 풀어야 합니다. 노래방에 가 노래를 부르며 풀어야 합니다. 그래도 화풀이가 잘 안풀릴 때는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얼굴을 맞대고 조용하고 부드러운 대화로 풀어야 합니다. 골이 깊을 때는 편지에 부드럽고 감성적인 글귀를 써 보내 풀어야 합니다. 편지를 바로 보내지 말고 며칠 계속 두고 읽어본 뒤 아주 감성적이고 간절한 얘기만을 간추려 보내는게 좋습니다. 전화 문자메시지는 절대 피해야 합니다. 간결한 글에는 이해못할 노한 감성이 담기기가 쉽습니다.”
자식에게는 경제·정서 심리적 의존 배제시켜야
자식과 부모사이에는 그밖에 미묘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데 이와 관련한 처신(處身) 방법도 일러줬다. “자식에게 경제적, 심리적, 정서적으로 독립시켜 의존심을 갖지 않도록 잘 다스려야 합니다. 물질적인 지원만 마구해선 안됩니다. 출산한 손자를 맡아 키우다 육아방법이나 기간 같은 것으로 다툼이 생깁니다. 그리고 자녀들도 부모에게 외식 접대하면서 손자가 좋아한다고 피자집으로 모셔서는 안됩니다. 부모의 식성을 감안해 잘 모셔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의 결혼, 아버지의 재혼(再婚), 손자의 유학 등 가족간 팽팽한 의견대립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충분한 토론끝에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이해 당사자에게 결정권을 내줘야 합니다. 자녀배우자의 선택은 토론을 거친 뒤에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자녀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가족간 추억이 유산보다 더 중요
끝으로 강 소장은 자식과 맺은 추억자원이 매우 소중하다고 했다. 자녀에게 돈, 땅, 집, 유산을 내어주기 보다 추억을 많이 남겨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족과의 즐거운 여행, 좋은 동화, 영화 함께보기 등 애틋하고 따사로운 추억을 많이 남겨줘야 합니다. 가정의 위기가 와서 어려울 때 추억은 유대감을 크게 복원시켜 주는 귀중한 접착제로서 큰 힘을 발휘합니다.”
출처: 농촌여성신문
http://www.rwn.co.kr/detail.php?number=17716&thread=18r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