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결혼식은 부자(富者)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보통 사람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자기 분수에 맞게 치르는 게 작은 결혼식이지요." 결혼 문제 전문가인 한국가정경영연구소 강학중 소장(전 한국사이버대
부총장·사진)은 "하객 수나 경비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가까운 사람들의 진심 어린 축복
속에서 올리는 창의적인 결혼식이 작은 결혼식"이라고 말했다. 강 소장은 "고(高)비용 결혼 문화가 문제라는 사실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며
본지와 여성가족부가 펼치는 1000명의 작은 결혼식 릴레이 약속 캠페인에 동참했다.
강 소장은 "그동안 (호화 결혼
문화가) 바뀌지 않았던 것은 (본인은 실천하지 않고) 남이 먼 저 나서주길 바라는 심리 때문"이라며 "저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몫을 나눠
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작은 결혼식은 이렇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축의금을
사양하는 대신 식사나 예식장 예산을 조금씩 줄이고, 보통 사람들은 웨딩 사진이나 신부 화장을 비 싼 업체에 맡기지 말고 직접 해보자는
것이다. 결혼식 사회와 축가를 친구들에게 맡기는 등 품앗이 전통을 살려 결혼 준비를 하는 것도 좋다. 그는 "성의 없이 대량으로 내놓는
스테 이크 대신 신랑·신부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를 대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강 소장은 특히 "중소기업 사장은 얼굴도 모르는
대기업 임원 자녀 결혼식엔 아예 가지 말고, 공공기 관은 관리하기 귀찮겠지만 시설을 작은 결혼식장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 다"고 말했다. 그는 "넌 의사인데, 넌 변호사인데…라고 호화 결혼을 부추기고 비교하는 문 화도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작고 의미 있는 결혼식을 위한 우리 가족의 다짐이란 제목의 서약서를
꺼내며 "가족이 모여 결혼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그걸 글로 써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시도했 다"고 말했다. 서약서엔 부인, 딸,
아들과 함께 약속한 10가지 다짐을 담았다.
"이런 모든 행위가 바로 화환 터널이나 돈 봉투 같은 촌스러운 문화에 대한 도전입니다.
작 은 노력이 모여 임계점(臨界點)을 넘으면 기적같이 결혼 문화가 바뀔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