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문화 개선하려면 - "묻지마식 청첩 대량 살포 눈도장 찍으러
오게 강요 이런 악습은 꼭 근절해야"
전문가들은 "축의금은 원래 품앗이 개념"이라면서 "축의금 그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축의금을 노린 악습이 횡행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조선 시대에도 축의금은 있었지만 그때는 돈이 아니라 현물이 오갔다. 혼자서 큰일
치르느라 쩔쩔매지 않도록 동네 사람들끼리 십시일반 돕는 형태였다. 전문가들은 "축의금 자체를 죄악시하는 것은 정답이 될 수 없다"면서 "다만
축의금을 분수에 넘치게 받으려다 생기는 추태만큼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갑(甲)의 횡포 중앙부처 산하기관장 A씨는
업무 관련 간담회를 열면서 자기 딸 결혼식 청첩장을 돌렸다. 30여개 기업체 임직원이 울며 겨자 먹기로 각자 10만~50만원씩 총 700만원을
축의금으로 냈다.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은 "공직자나 대기업 관계자 결혼식에 가보면 혼주와 눈도장 찍으러 온 을(乙)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는데, 이런 건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묻지 마 청첩 정부기관 신입사원 B씨는 작년 5월
서울 강남 고급 예식장에서 5000만원짜리 결혼식을 올렸다. 부모가 저축과 대출을 합쳐 1억8000만원짜리 신혼집을 얻어줬다. 그런데도 B씨는
"평생 한 번이니 성대하게 치르고 싶다"고 졸랐다. B씨의 아버지는 오랫동안 얼굴 못 본 동창생부터 업무상 알게 된 사람들까지 청첩장을 대량살포
했다. 신산철 생활개혁실천협의회 사무총장은 "모르는 사람이 북적대는 결혼식을 오히려 추하고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고
했다.
◇결혼업체만 돈 번다 50대 직장인 C씨는 올 초 지인의 딸이 호텔에서 결혼한다기에 부인과 함께 10만원을
가져갔다. 막상 가보니 1인당 식비가 10만원이 훌쩍 넘었다. C씨는 "그렇다고 20만원을 낼 수도 없어 고민하다가, 나 혼자 식을 봤다"면서
"그 사이 아내는 주차장에서 벌을 서야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혼식 밥값이 워낙 비싸, 하객들이 축의금을 내도 신랑·신부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업체만 돈 버는 구조"라면서 "결혼식 비용에서 거품을 빼야 축의금 본래의 뜻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1000명의 작은 결혼식 릴레이 약속에 참여하려면 이메일로 간단한 사연과 연락처를 보내주세요. 약속 증서를 댁으로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보낼 곳: life21@life21.or.kr ▲문의: (02)793-7816